사진 촬영과 감상 중간 과제를 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사진들을 접하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사진들이라고 하는데 특히 밑에 내가 선택한 사진은 내가 그동안
사진에 가지고 있었던 인식을 새롭게 해주었다.
한 장의 사진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얘기하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인식의 전환을 유도해낼 수 있는 사진의 영향력에 놀라게 되었다!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밑은 이번에 제출한 숙제 내용..
디지털 카메라를 갖게 되면서 그 동안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진을 보아왔다. 그런데 이번 숙제로 나온 사진들은 흔히 볼 수 있는 단지 이쁘고 멋진 이미지들이 아니었다. 주제가 있고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이 느껴지는, 무엇인가 생각할 거리가 들어있는 가볍지 않은 사진들이었다. 난해하기까지 느껴지는 다섯 장의 사진들 중에 세 번째 사진인 Robert Frank의 Elevator-Miami Beach『The Americans』1955-56가 내 마음을 끌었다. 매우 독특하고 새로운 느낌이었고, 다른 사진들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듯 하면서도 강렬하며 여운이 남았다.
이 사진을 보면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웅성웅성 거리며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중에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혼자 정지되어 고독한 모습으로 고민하고 있는 장면이 연상된다. 화면의 왼쪽과 오른쪽에 위치한 사람들의 움직이는 모습 때문에 전체적으로 매우 동적인 느낌인데 가운데 여자만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사진을 보면 가장 먼저 가운데 위치한 여자에게 시선이 가게 된다. (엘리베이터 버튼의 빛도 여자 쪽으로 주의를 집중 시키는 효과를 준다) 언뜻 보면 여자의 이미지가 무섭고 날카로워 보이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피곤해 보이고, 뭐에 질려있는 듯하다.
엘리베이터 벽이 프레임과 경사진 각도로 비스듬히 찍혀있는데 이것으로 전체적인 운동감, 분주한 느낌이 더 살아나게 되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또 여자가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어, 지쳐서 벽을 의지에 간신히 서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움직이는 사람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아 셔터 스피드가 느리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고, 흑백 사진이어서 그런지 더 사진이 말하려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오른쪽에 위치한 어두운 남자의 모습은 어떻게 그렇게 찍혔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림자인가? 역광인가? 화면 오른쪽에 강한 빛이 있는 것인가? 어쨌던 가운데 여자와 비교되어 분주함, 무관심, 위압감, 거리감과 같은 단어들이 떠올랐다. (여자와 평면적인 좌우 거리 상으로는 가깝지만 남자의 모습이 카메라 앞 아주 가깝게 있는 듯해서 화면 안쪽으로 깊어, 멀어 보인다)
제목 Elevator-Miami Beach『The Americans』중 1955-56에서 이 사진의 사회 문화적인 배경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1950년 중반의 미국..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세계 초 강국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아 경제적으로 큰 발전을 하던 시기이다. 그러나 이 사진에서는 그렇게 번영하는 미국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현대사회의 고도화된 문명으로 인한 인간 소외, 인간성 상실 등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점들이 바로 이 사진과 맞닿아 있다. 승승장구 하는 미국의 상승을 엘리베이터로, 엘리베이터 안에 지쳐 고독한 모습으로 겨우 서있는 여자를 미국인으로 상징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Robert Frank의 사진 몇 장 더..
http://members.aol.com/UvGotMail/frank/frank.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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