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때마다 주위의 사진 좋아하는 사람들과 출사를 다녀오곤 하는데 이전의 출사 글을 보면 알겠지만 참 출사답지
못했다;; 주최자로서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고;; 이번에는 쫌 제대로 다녀오려고 여기저기 많이 찾아봤지.
하필 이날 비가 온다기에 장소 정하는데 제약이 컸다;;

그래서 계획한 첫번째 장소는 한국언론재단 서울갤러리(프레스 센터1층).
그곳에서 열리고 있는 세바스티앙 살가도 사진전(ESSAYS)을 다녀왔다.
정말 놀랐던 건 이번 출사에 조퇴하고 나타난 저눤진;; 그는 진정한 야매였다.

현존하는 20세기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인 살가도는 경제학자출신으로,
1970년대 중반 커피재배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방문했다가 “실상을 널리 알리는 데는
경제학보고서보다 사진이 더 유용하다”고 판단, 29세때 사진작가로 인생을 바꿨다고 한다. 독특하지.

1977~2001년까지 24년에 걸쳐 제작된 <라틴 아메리카>, <노동자들>,<이민 난민 망명자>, <기아 의료>
이렇게 4개 시리즈로 구성, 총 173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위에 보이는 사진들처럼 힘들고 절박한 상황 중에서도 사람들의 희망과 의지를 담아내기 위해, 7~8년 동안
현지인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친구로, 동료로 녹아 들어가 사진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정말 그렇거든. 직접 그 안에 들어가 경험하며, 생활해보지 않고서는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을 수 없는 것 같다.

살가도의 사진에 대한 철학을 알고나서 그의 사진을 보니 정말 그가 '인간'을 보는 시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힘들고 비참한 환경 중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동정할 필요는 없다고 얘기한다. 그저 담담하게
우리가 잊고 있는 현실을 보여줄 뿐이고, 그들도 역시 우리와 같이 소중한 인간임을 상기시켜줄 뿐이라고.

이런 게 정말 다큐멘터리 사진이구나.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서 나의 삶을 나의 시각언어를 통해 기록해나가고
있는 나에게 큰 도전이 되는 작품들이었다.

4시가 되자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분을 통해 30분 정도 살가도와 그의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사진전을 둘러보는 동안 쉴새 없이 자신의 감상평들을 들려주던 저눤진은 이분의 설명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한 편으로 이 분의 연락처를 궁금해 했다;;

너무 좋았던 건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 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거.
맘에 드는 사진을 카메라로 찍어봤는데 역시 그냥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감상하는 게 낫더라;;

이번 출사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해준 고마운 살가도 사진전 포스터 앞에서 단체사진 ^^
와와. 오랜 만에 문화생활. (인사동에서 하는 로베르 드와노와 앙드레 케르테츠의 사진전 50% 할인 쿠폰도
얻었는데 갈 시간이 없을 듯 ㅠㅠ)

2시간 동안 사진전을 구경하고 올해 초에 갔던 리북손만두 집에 왔다.
저녁 먹기엔 약간 이른 시간이었는데 쫌 헝그리;; (아, 사진전 보고 나오는 시간에 딱 맞춰 미넝 누나 합류)

이거 누가 찍은 거였더라. 내 카메라니깐 비교적 맘놓고 찍힌다;;
(팔에 서해에서 모기 물린 자국이 보인다. 정말 50방도 넘게 물렸음!)

역시 '김치말이밥'은 여름에 먹어야 제맛이었다. 저번에 찍은 거여서 그 때 사진을 링크:
2월달에 찍은 리북손만두 사진D70 + AF 50.4 + Sigma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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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먼저온 놀라운 저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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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넝구 누나. 누나가 늦게온거야...많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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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사진작가들....멋진 한컷보다는 다른이들의 친근한 삶을 말한다는게....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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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조퇴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아. 오케이~ 누나도 사진전 봤었어야 했는데~
9월 3일까지야. 이런 사진도 좋고 멋진 한컷도 좋코. 둘 다 갖췄으면 더 좋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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