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겨울. 22살. 한창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요즘 페이스북, 인스타를 많이 이용하는 것처럼 홈페이지 만들기가 유행하던 시절. 조그마한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 하나 들고다니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게 생각하던 시절. 사랑의 교회 대학부에서 같이 홈페이지를 운영할 맴버들을 모아 인더그루브를 오픈한 뒤로 어느새 15년이 지났다! 대학을 (두 번;;) 졸업하고, 결혼을 하고, 아기가 (두 번) 태어나고, 해남에서도 살아보고, 수련의 생활을 거쳐 이젠 울산에서 지내고 있는 숨가뿐 여정. 생각해보니 15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중요한 순간에 대한 이미지와 생각들이 이곳에 다 정리되어 있다는 면에서 인더그루브는 내 삶의 index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예전 일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음 ㅎ)
신앙이란 큰 가치관은 같지만 서로 다른 독특한 사람들이 모여 다른 색을 낸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맴버들을 영입하여 같이 홈페이지를 운영해왔다. 맴버들과 함께여서 좋았고, 그 때를 기억할 수 있는 게시물들을 보며 참 귀하다고 생각하지만, 대학생 때처럼 지속적으로 정성을 들여 게시물을 업데이트해나가는 과정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제는 혼자 이곳을 꾸려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려 인더그루브 7번째 리뉴얼을 하게 되었다. 예전 게시물들은 맴버별로 각각 하나의 게시판으로 합쳤고,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첨부된 사진 파일 용량이 너무 커서 일단은 서버에서 삭제한 상태고, 가능하다면 추후에 다시 연결할 예정)
홈페이지를 리뉴얼하는 과정은 이사하는 것처럼 힘든 동시에 정말 가슴 설레는 작업이다. 새로운 홈페이지에 쓸 이미지를 찾기 위해 오래된 사진 폴더를 구경하다보니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ㅎ 그 때만 해도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시기였던 것 같은데, 이젠 우리 가족을 위해, 직장생활을 위해, 포기해야하는 영역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사실 그런 것들을 조율하고 고민하고 내려놓는 과정을 겪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분명 어떤 면('성숙'이라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홈페이지의 첫 이미지는 내 20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책(아직도 가야할 길)의 제목과 영적 성장에 이르는 머나먼 길이란 이미지가 떠오르는 사진을 선택했다.
태어나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내 삶은 서초동이라는 조그마한 영역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졌었는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15년 동안 이렇게 우리나라를 넓게넓게 옮겨다니며(저 광활한 삼각형;;) 살게 될 줄이야;; 사는 지역, 만나게 되는 사람들, 가정 & 치과 의사로서의 비젼, 신앙생활.. 크고 작은 변화 중에 당면하게 되는 문제들을 직면하고 해결하는 과정 속에 삶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한 의지를 가지고 계기가 있을 때마다 사진과 생각들을 정리해서 이곳에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예전처럼 북적북적한 분위기는 아니겠지만 앞으로도 소소한 삶, 비젼을 좇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고, 함께 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IN THE GROOVE ver 7.0 변화된 부분
1. 한 명이 운영하는 개인 홈페이지로 리뉴얼
2. ABOUT: 예전 맴버들의 게시물은 각 맴버 당 하나의 게시판으로 모아 정리
3. 앨범: 포토 게시판과 갤러리 게시판을 앨범 게시판 하나로 통합
BESSA-R3A + Voigtlander NOKTON 40mm (예전에 찍었던 필름사진)
참 오랫동안 인더그루브와 함께 했네요 저도 ^^
ver.7.0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막상 저의 이십대의 일부분도 여기와서 찾아야 되는.. 오빠의 정리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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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동안 함께 해줘서 고마워!
(큐티모임 그동안 있었던 일 따라 잡으려면 잠포도 모자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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