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 복무기간이 끝나가는 중에 통합진료과를 지원하게 된 백윤재입니다. 저는 2005년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를 졸업, 2009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최남단, 전라남도 해남에 배치되어 맑은 공기와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배치 직후, 결혼을 해서 아내와 오붓하게 보내다가 1년 반 후에 사랑스러운 아들을 얻었고, 몇 주 전에 돌잔치도 잘 마쳤습니다. 3년간 제 인생의 가장 여유로운 시기를 사랑하는 가족과 즐겁고 여유있게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한 만큼, 이제는 치과의사로서 좀 더 치열하게 준비되어야 하는 시기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통합진료과에 지원한 이유는... |
이번 주 월요일에 면접을 보고 왔다.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이야. ㄷㄷ 재영이와 나란히 앉아 면접 차례를 기다리며 익숙한 병원을 둘러보니
그동안 행복하게 보냈던 3년이 정말 꿈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숙연해졌다;; 머리로는 치과의사로서 너무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시기일 걸
잘 알면서도 마음이 먹먹하고 고되게 사는 꿈을 자주 꾸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복무기간이 끝나가는 동기들도 같은 증상이라고;;)
지난 주 과설명회에서 진짜 빡세니깐 도중에 그만 둘 사람은 제발 지원하지 말라는 게 교수님 말씀의 결론이었으니깐;;
통합진료과(Advanced General Dentistry)는 2006년에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병원에서 처음 개설한 과로,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병원 입장에서는
좀 더 환자 중심의 진료를 위해(충치 치료하러 여기, 잇몸치료하러 저기, 사랑니 빼러 저어기.. 환자 입장에서 간단한 치료조차 여러 과를
전전해야하는 불편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련의 입장에서는 종합적인 심화 임상 교육을 위해(치과 개업의라면 모든 과를 두루두루 잘
해야하는데 전문의 과정은 전공한 분야 외에는 현실적으로 따로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단점) 만들어 졌다.
RR과도 이야기했었지만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 다함께 외국으로 몇 년간 치과의료선교를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나, 개원해서
치과를 운영하는 현실적인 면에서 환자의 상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도와주고,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전문과로 의뢰를 하고) 평생
정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영역인 만큼 환자의 주치의로서 지속적으로 구강 건강을 담당하며 인격적인 관계(딱딱한 치과의사, 환자 관계를
넘어서는)를 이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통합진료과에서의 수련의 생활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이틀 전에 합격 소식을 접했고(이렇게 기쁘지만은 않은 합격소식은 처음이다! ㅎㅎ) 원래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근무 시작이지만
재영이와 난 4월 말까지 공보의 복무기간을 마쳐야하기 때문에 주말마다 신촌과 목포를 오가며 숨가쁘게 쫓아가야할 것 같다. 보통 7시반에 수업을
시작해서 밤 12시가 넘도록 퇴근하기 힘들다는 타이트한 일정도 걱정이지만, 앞으로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백이안씨의 모습을 요즘처럼
친밀하게 지켜보며 함께하지 못하고 ㅠㅠ RR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하는 상황이 가장 막막.
얼마 전부터 출근할 때마다 '아빠, 아빠' 하며 손을 흔들기 시작한 아들을 보며,
사랑해요~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토닥해주면 자기도 따라서 엄마 등을 토닥 거리는 모습을 보며,
그림책에 나온 안경낀 아빠 그림을 콕 찝어서 '아빠, 아빠' 중얼거리는 모습에
너무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가슴 한켠이 애리애리한 느낌. 으, 알사람만 알도다 ;ㅂ;
합격 축하해. 잘은 모르지만 합격은 무조건 좋은거 아니야??ㅋㅋ
빡세져도 그 나름대로 살게 해주시는 은혜가 있겠지.
정말 복무 끝나는게 아쉽겠다. 셋이서 좋은 시간 많이 보내다가 오길.
웰컴 투 서울.(나는 서울시민이라고 하기엔 생활반경 자체가 경기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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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좋은 거지 ^^ 다만 그 나름대로 살게 해주시는 은혜가 절실할뿐!!;;
아직은 목포시민. 주말에만 400km 넘게 떨어진 서울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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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기운내라,,
주말에 보자꾸나,,
ㅡㅡ
ㅡㅜ
ㅜㅜ
ㅜ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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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고생이 많구만. 그 사람 보내면 자연치가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깨닫게끔 조치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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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그렇네;; 찾아보니 우리나라 최남단은 마라도 보다도 더 밑에 있는 이어도라네;;
대충 다 알아들으시더만 ㅋㅋ 고맙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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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예림이가 해남에서 시작하는 신혼이 참 무엇보다 귀한 시간일꺼라 생각했는데.
아쉽기도 하고 또 많이 감사할 일들 뿐이라 정말 축하드려요.
가족 모두 건강하게 이안이가 그렇게 좋은 곳에서 자랄 수 있었다니 감사한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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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야 진짜 오랜 만이다. 그동안 정신없었나보다.
응 돌아보면 처음에만 철렁했지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기억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감사한 만큼 진짜 아쉬움이 문득문득 막 올라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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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합격은 무조건 좋은거야.!!
출근하는 모습조차 볼 수 없는 집도 여기 있다네. 위로가 안되겠지만 그마저도 감사하시게나 흐흐
우리 부자는 서로 얼굴보면 못알아볼 지경에 와있으니 ㅋㅋ
여튼 쉽지 않을테고 힘들겠지만 지금처럼 잘 해내리라 믿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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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깐. 너를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지만 워낙 잘 지내다가 갑자기 그렇게 하려니 상실감이;;
윽 이현이 돌잔치 몇 주만 일찍 했어도 갈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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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여유로웠던 공보의 시간은 끝나가지만...
치과의사로서 주어진 소명을 위해 hard training을 통해 실력을 키워나가고 공부하다보면 더욱더 즐거움이 있으리라 믿어요.
가끔 요양병원 진료실에 앉아있으면서 레지던트때 가졌던 열정과 분주함들이 그리워지곤 하네요...
물론 저도 내년에 fellow들어가기전에는 긴장과 걱정, 아쉬움들이 교차하겠지만요...
주말에 재수씨 우리집에 와서 우리 희수랑 같이 놀면서 있으라고 하세요^^
저도 이안이랑 좀 놀아주고... 오히려 더 힘들어 하실려나? ^^;;;
이안이 봄 잠바 선물 사놨는데... 날씨 따뜻해지기 전에 전해드려야 하는데...
이제 주말마다 바쁘셔서 볼수 있을지... 안되시면 제가 전해드리러 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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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심오한 즐거움을 즐거움으로 여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1년이 정말 후딱 가버리더라고요 ㅠㅠ 희수랑 보낼 수 있는 이 기간을 마음껏 누리시길~~
아 지난 주에 아버지 환갑이라 다 같이 서울에 올라가느라 이번 주에는 힘들 것 같고,
다음 주에는 다같이 다시 목포로 내려올 것 같은데 제가 일정이 정해지는 데로 연락드릴께요.
으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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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 통합 진료과 라는 것도 있군요. 듣기만 해도 먼가 설레이고 멋지지만 엄청 빡실것 같은 생각은 드네요.ㅎㅎ
정말 이안이를 자주 못보게 될 것이 가장 마음이 쓰이시겠어요~
레고하는 모습보니 같이 가서 레고하며 놀아주고픈 삼촌 1인.
여기 러시아에도 치과의사님이 너무 필요하답니다. 어서 배워서 날라오세요! 지금 오셔도 되구요!!^^ (여기 수준이 좀 열악해서리..)
이 곳 김ㄱㄴ선교사님(예림이 아버님 잘 아시던데..)도 이가 안좋으셔서 3주간 한국 가셨어요.
그나저나 주말엔 더욱 바빠지셔서.. 한국가도 뵐 수 있을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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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응 설레이고 멋찐 감정은 수련을 다 마치면 들 것 같애 ㅋㅋ
신기하게도 같이 수련받게된 1년차들 8명 중 5명이 유부남이라 그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듯 @_@
지금은 큰 도움이 못 될 것 같고 ㅎㅎ 오 그러쿠나! 장인어른도 몇 달 후에 외국으로 나가시게 되었어.
3월 달에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거야? 나는 주일 점심이나 오후에 시간이 될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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