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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담아두기

반가워!

2011.Jan.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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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월요일, 이슬(자궁 입구를 막고 있던 붉은 피가 섞인 점액)이 분비되어 병원에 가보겠다는 전화를 받고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안이 예정일이 1월 말이라(워낙 확실하지 않아 중순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을 놓고
있다가 출산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타나니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 (오랜 만에 참기 힘든 편두통이 찾아옴)
일단 입원해서 지켜보자는 소식을 듣고 바로 출산 휴가를 내고 짐을 싸기 위해 목포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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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틀 전 목포에 어마어마한 눈이 와서 보건지소로 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 미끄러져 반바퀴 돌고@_@ 차가 빠져 지나가는 트럭의
도움을 받는 가슴 철렁한 일을 당한 날이기도 하고;; 집에가서 짐을 챙겨 극적으로 택시를 잡고(길이 너무 빙판길인데다가 퇴근시간이었다)
극적으로 버스 시간 안에 터미널에 도착, 몸은 너무 피곤한데 잠은 안오고, 역시나 서울은 멀고, 아직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되지 않은
임산부보다 쾡한 얼굴로 밤 11시 반 겨우 예림이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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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아침(1월 4일), 7시부터 참기 힘든 진통이 시작되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함께 기도하며 다리를 마사지하는 것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이렇게 아파도 되나(시간마다 정신을 못차리게 더 아파진다) 싶을 정도로 출산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다.
점점 통증이 심해지고 있는데 옆에 있던 산모가 너무 징징거리며 우리, 간호사, 레지던트 모두를 괴롭게 해서 결국 '가족분만실'로 옮겼다;;    
(찡찡이 산모와 찌질이 남편, 옆에 있을 땐 몰랐는데 생각할 수록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기억될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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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지만 분만의 과정 중 자궁문이 3cm 정도까지 열리는 과정이 가장 오래 걸린다고 하던데 
3cm 이상 열려야 경막외 마취(무통주사)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5시간동안 언제 끝날 줄 모르는 극도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다가 3cm가 열린 것을 확인한 내진 후 허리에 미리 꽂아두었던 관에 약물을 투여하자
통증이 극적으로 줄어들고 RR이의 정신이 돌아왔다! 손으로 만족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는 RR.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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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주사의 위력(한시간 반 정도의 효력이지만 강추!)으로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절묘한 타이밍에 장모님 장인어른께서 병원에 도착,
이안이를 잘 낳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셨다. 딸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기가 힘드셨는지 기도 후엔 분만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심.









https://youtu.be/Hhu4m_djfQw

 

자궁문이 10cm가 열린 후부터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힘주기 단계에 돌입하는데 거기 나오는 여자들처럼
소리지르며 난리치면 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단다~ 이안이 엄마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친절하고 따뜻한
레지던트들의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정말 열심히 '수고'하여 8시간 만에 드디어 이안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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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4일, 2시 52분. 3.23kg 
손가락과 귀가 영락없이 엄마를 닮은 백이안~ 반가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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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을 직접 잘랐던 것보단 (케익이나 준공식 테이프 컷팅 같은 상징적인 의식 정도인듯?) 여기 태우기 전에 직접 안아봤을 때 그 따뜻하고
묵직했던 이안이의 느낌이 훨씬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내 아들이 생겼다고 하던데 그 실체를 몸으로 직접 경험한 느낌?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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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미간에 인상을 쓰고 세상 걱정근심을 다 안고 있는 듯한 표정도 딱 엄마를 닮았다. ㅎㅎ 
이 때만 해도 면회시간에만 유리창 너머로 하루에 두 번 구경하는 게 다였는데~ 지금은 산후조리원에서
이 일기를 쓰고 있는데 방금 배고파서 울기 직전인 이안이를 직접 안고 달래다가 30초 정도 두 눈을
뜨고(처음 봤다!) 나를 쳐다보는 이안이에게 내가 니 애비라고 정식으로 소개를 했다. ㅋ  
DarthVad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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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더불어 출산의 기적을 경험하고 아내의 수유를 지켜보면서 창조주의 신묘막측함을 조금씩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이제부터 우리 부부의 삶이 완전히 달라지고 +_+ 정말로 쉽지 않은 생활이 시작되겠지만 이안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우리의 영도 더불어 거룩함을 온전하게 이루어 가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은 무엇보다 아내와 아들이 모두 건강하다는 사실이 기쁘고 감사할 따름!!!    

댓글(12)

  • 2011.01.08 08:51  Reply

    오빠 예림이,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 이안이.

    가정에 복이 되고 은혜가 넘치는 통로되길 바래요~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나길 소망합니다. 축하해요

    예림이에게도 안부전해주세요!

    댓글 수정 삭제

  • yoona
    2011.01.10 18:30  Reply

    가장 먼저 축하해줬네 ^^ 정말 고맙고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댓글 수정 삭제

  • 2011.01.08 13:58  Reply

    경이롭다! 이안이 잘 생겼네~

    ㅋㅋ 정신 없는 그 와중에도 사진은 차곡차곡 잘 찍었네, 형 ㅎㅎ

    둘 다 건강하니 다행이다~

    겨울철 운전 조심하소, 형~ 큰일날 뻔 했네;

     

     

    댓글 수정 삭제

  • 베스트 드라이버
    2011.01.10 18:32  Reply

    워낙 사진 찍는 습관을 들어놓아서 언제 어디서나 빠뜨릴수 없지! ㅎㅎ

     응 정말 다행이고, 빙판길 운전도 정말 다행이고;; (그 때 부터 벌써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몸소!!)

    댓글 수정 삭제

  • 2011.01.08 15:05  Reply

    안그래도 날짜가 다 되어가겠다 싶었는데, 태어났군요. 이 글 보는데 완전 뭉클해요. 정말 축하하구요 예림인 정말수고 많았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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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례
    2011.01.10 18:34  Reply

    정상범주 안에 들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일찍 태어나서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되어서

    그랬는지 소식 들었을 때 긴장이 많이 되었었나봐~

    흐흐 정말 고맙고 예림인 지금도 모유수유하느라 계속 수고 중;;

    댓글 수정 삭제

  • 2011.01.08 21:21  Reply

    축하해요~~

    오랫만에 왔더니 기쁜소식이!!! @0@

    예림이 정말 수고 많았어~~~~~~축하해!!!

     

    댓글 수정 삭제

  • 장지희
    2011.01.10 18:34  Reply

    으흐 고마워~ 오랜 만에 타이밍을 잘 맞춰 방문해줬네 ^^

     

    댓글 수정 삭제

  • 2011.01.09 00:31  Reply

    축하해^^ 정말 그 와중에 이 기록을 남긴것에 감탄 ㅎㅎ

    무통주사...안맞으려고 했는데 고민 좀 해봐야겠어 ㅎㅎ

    잘 키우고!(어린것이 이목구비가 뚜렷한게 한 인물하겠어^^)

    글고! 주소 답문 좀 날려라 이안 엄마&아빠야 ㅋㅋ

    댓글 수정 삭제

  • 진규
    2011.01.10 18:37  Reply

    벼르고 있던 기록인데~ 탯줄 자를 때까진 수술글러브 끼고 있느라 카메라를 못들어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았지만 ^^; 무통주사는 의사선생님이 맞아도 된다고 하면

    당연히 맞아야지 +_+ 축하 고맙고, 아 맞다 주소;;

    댓글 수정 삭제

  • 2011.01.09 15:23  Reply

    이안이 넘 잘생기고 이쁘다^^ 피부도 희고~~ 완전 귀공자일듯.

    정말로~~ 아기 태어나면 산모랑 아기 건강한게 젤 감사한거 같아.

    그리고 정말 출산과 모유는 신비라는 생각이 들더라.

    잠도 깊이 못자고 예림이 많이 수고스러울텐데 많이 도와주고 늘 힘이 되는 남편이 되길.

    건강하고 귀한 아기 순산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8시간이면 정말 순산한거야^^ 넘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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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n:)
    2011.01.10 18:41  Reply

    그니깐 넌 어떻게 그 긴 시간동안 버텼는지 정~말 고생 많았다!!

    이안이는 하루가 다르게 얼굴이 바뀌고 있어서 이번 주말에

    서울 올라가서 보면 많이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하고 있어.

    오늘부터 눈을 뜨고 이곳저곳 구경하고 있다던데 +_+

    암튼 축하 고맙고 너도 건강 잘 챙기며 감사와 기쁨으로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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