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훈련을 받고 있을 때 우리들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어디로 배치될 것인가 였다. (두 번째는 어떤 차를 살 것인가)
경기도에서 제주도까지 우리나라 땅덩어리 전체가 3년동안 생활할 수 있는 반경이 되기 때문에 최고, 혹은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며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서로 '라도누구야~' 그러면서 놀리기도 하고ㅎㅎ (보통 전라도를 최악으로 꼽곤 했다)
당연히 예림이를 비롯한 우리 가족 전체의 기도제목은 좋은 배치지역일 수 밖에 없었다.
위문공연으로 오는 이쁜 자매와 간식이 주가 되는 군대교회;; 보다는 틈날 때 마다 읽던 말씀이 큰 힘이 되던 한 주 한 주의 생활 중
세번 째 주일 예배에 오신 前국군의무사령관의 간증 중 '어떤 지역에서 근무하게 될 것인가보다 어떤 공중보건의사가 될 것인가'
를 위해 기도하라는 도전이 온통 '어디'에 초점이 맞춰진 나에게 하나님이 직접 보내시겠다는 너무나 분명한 약속!으로 다가왔고,
(내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영역이기에)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불안함과 걱정을 완전하게 씻으시는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1지망부터 5지망까지 원하는 도를 적어낸 후 컴퓨터로 랜덤하게 우선순위를 매겨 도 단위로 배치지역이 결정되는 금요일.(4.24)
아직 논문학기가 남은 예림이의 상황도 그렇고, 나도 모르게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장 선한 곳을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곳인
경기도로 여기고 있었던 것 같다. 발표 바로 전까지 경기도 안에서 어떤 지역을 신청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다가 두둥~ 뜬 결과에
잠깐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정신줄. 으아~ 전라남도라니!
물론 인생이 우리의 순간순간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지만 어제(4.27) 오후 만큼 그 선택의 무게가 막중한 결정은 아마 절대 없을 것 같다.
총 4시간 반 정도 걸려서 도착한 전남도청. 상자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공을 뽑아 그 안에 적힌 숫자 순서대로 도 내에서
어디로 배치될 지 선택하는 시스템. 참으로 잔인하리 만큼 공정하도다 +_+ ㄷㄷㄷ 떨리는 손으로 잡은 공 안에는
치과의사 41명 중에 중간에 해당하는 으~ 22번!
전라남도는 워낙 서울에서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무엇보다 섬이 많고, 반 이상은 섬에서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다들 피하고자 하는 지역. 전라남도라는 발표가 떴을 순간은 정말 막막하고 쫌 실망이 되기도 했지만
훈련소에서 경험한 어느 때보다도 친밀했던 하나님과의 교제를 잘 떠올려보니 이 결과가 오히려 그 분의 약속이었다는
확신이 들더라고. 다만 멀미 잘 하는 거 아시잖아요. 섬만 피하게 해주세요 하는 기도를 들어주신 덕분에 선택된 곳은
육지의 끝, 해남군이었다. (해남 된 이후로 왜 이렇게 '거리마다 기쁨으로'가 맴돌지? 흐흐)
함께 일하게 되는 치과, 의과, 한의과 선생님들과 해남으로 이동해서 서류도 작성하고 나이 순으로 해남군 안에서 배치도 결정하고,
군수한테 인사도 드리고, 원래 계시던 공보의 선생님에게 근무지에 대한 설명도 듣고. 서울로 돌아오는 시간보다도 짧게
해남에서 있었지만;; 한적하고 자연경관도 멋찌고, 읍내도 깨끗하고, 그 첫인상이 참 좋더라고^^ 목요일부터 근무하게 될 곳은
위 지도에도 표시해놨는데 해남읍에 있는 보건소. 보건지소가 많이 폐쇄 되어서 환자가 되게 많다고 한다.
보건소 분위기가 어떨지, 해남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은 어떨지, 어떤 교회를 다니게 될 지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이지만
내일부터 차근차근 알아가게 되겠지 :) 한 가지 급 기도 부탁할 것은 관사에서 부부가 살 수 없는 상황이라 집을 따로 구해야 하는데
이 지역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 (유동인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결혼까지 한 달 정도 남아
그 안에 어디든 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기도해주면 너무 고마울 듯 ^^ 물론 땅끝에서의 새로운 생활 전체가 기도제목이겠지만 으흐
자리 좀 잡고 있을께, 땅끝으로 놀러오삼~~~ :D
저기 두륜산도립공원 그렇게 좋다던데. 케이블카 타고 전망대 오르는 동안 바다도 보이고 눈 내리는 날엔 산을 뒤덮은 눈꽃이 절경이던데~ (1박2일 올초 어느 편 보면 나옴)
형 당장 내일부터 그럼 저기 내려가서 살아야돼? 당분간 한달동안은 관사에서 형 혼자 그럼 사는건가?
댓글 수정 삭제
어디로 배정 됐을라나 내가 오히려 더 궁금해 했다는 ㅋㅋ
이제 해남으로 출사 가야 겠는걸요~~~ 꺄!
그곳에서 보여주실 많은 은혜들을 기대하시길!^^
댓글 수정 삭제
인간의 의지와 선택으로는 절대 못가는 곳이기에 ^^
그분 보내시기에 믿음으로 갈 수 있는 곳 같아요.
특별한 곳, 그곳이 신혼집을 넘어선 예배의 처소가 되길 기도할께요 :)
you know, God has been good to us, all the time-
댓글 수정 삭제
그 때 생각나는데.. 그 동네는 왠만한 음식점 들어가도 '맛집'이었던 기억이... 한적하고.. 가 볼데도 많고~
주님 인도하심이라 믿고 나아감에 정말 판타스틱한 일들이 벌어질거라 생각되요!^^
꼭 놀러갈께요~ 하나님께서 우리들(저랑 원진이..)의 기도를 들으신 듯.ㅋㅋㅋ
댓글 수정 삭제
이김에 놀러가도돼요?ㅋㅋ
바다와 하늘을 벗삼아 자연만킥하는 시간들 되길.
화팅!
댓글 수정 삭제
낯설기도 하겠지만 예림이랑 함께니까 행복할거얌~
집도 잘 구해지길 기도할께~
댓글 수정 삭제
그나저나 해남 괜찮을 것 같은데.. 너가 살면서 언제 그런 시골에서 살아보겠어. 좋은 경험이 될것이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무인도야 어떨소냐 ^^ 암튼 협력하여 선을 이루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많고 많은 일 그중 결혼은 물론이고 이 모든걸 딱 두글자로 함축하여 표현한다. 축하!
댓글 수정 삭제
응 아직 읍 외에는 가본 적이 없지만 지금 부모님과 링링이가 내려오는 중이어서 한 번 돌아볼 예정~
1박 2일 해남편 봐야겠다~ 니 덕분에 서해안 고속도로 140~50 밟으면서 잘 도착!
(쉬는 시간까지 합해서 6시간 걸리더라 +_+)
하하 어떻게 그렇게 만났네. 응응 해남으로 출사오삼! ^^
응 하나님이 보내신 곳이라고 확신해~
예배 처소가 구체적으로 정해질랑 말랑하고 있는데 잘 해결되었으면!
댓글 수정 삭제
판타스틱한 일들이 일어날 이곳으로 컴언~~
흐흐 꼭 놀러와 ^^ 이틀 동안 근무를 해봤는데 9시부터 6시 근무시간 외에는 정말
완전히 프리한 생활이어서;; 놀러오면 오히려 내가 고마워할듯 ㅎㅎ
예림이랑 함께하지 못하는 이번 한 달이 살짝 걱정이긴 해;; 고맙삼!
(니가 서울 왔다갔다하는 고충이 이해가 됨)
해남이 원래 귀양 오던 곳이라던데;; 결혼하면 완전히 신혼다운 신혼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여기 계신 여사님들(보건소에 계신 간호사 출신 공무원 분들 호칭)이 말씀하시더라고 ㅎㅎ
집 정해지고 계획이 세워지는 데로 연락할께~ 고맙삼!
댓글 수정 삭제
정말 예쁜 얘기가 잔뜩 있네요..^^
결혼 축하드리구요~~~ 결혼식날 뵈어요^^
댓글 수정 삭제
이제 도요반 엠티는 해남이네 ㅋㅋ 넓은 집 구해요~ ^^
댓글 수정 삭제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더라 ^^ 응 고맙고 결혼식 때 봐~~
ㅎㅎ 결혼하고 쫌 정리가 되면 빠삭하게 섭렵해둘께 ^^
집을 구하긴 했는데 아쉽게도 넓지는 못해 *_* (여기는 가격대가 무슨 신촌이랑 비슷한 수준;;)
댓글 수정 삭제
뭐..
사람들이 보기에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은 곳이지만..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유를 찾고 은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시길 기도해요~ㅎ
결혼식때 뵐게요~^^
댓글 수정 삭제
댓글 수정 삭제
결혼식때 봐요-흐흐
댓글 수정 삭제
결혼식 때 보자~~
아직은 심심한 틈 전혀 없이 살고 있긴 하지만 ㅎ 응 그러한 여유를 같고 이곳을 충분히 누릴 것을 기대!
이제 일주일도 안남았다 @_@ 주보에도 실리고(디자인실에서 사진을 좌우로 뒤짚는 만행 -_-+) 대학부에도
인사가고 그러니깐 진짜 실감이 나더라고~ 응 그 때 보자!
댓글 수정 삭제
해남의 첫 인상은 그래도 참 좋았던 것 같아요 ㅋㅋㅋ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의 해남 공보의로서 잘 지내보아요, 백선생님이 아닌...윤재형~
그리고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년 365일 매일매일 완전 행복한 나날되세요 ㅋㅋㅋ
해성아파트는 제가 잘 지킬게요;;;;;
댓글 수정 삭제
다행히 결혼식 전에 오빠 홈페이지 와서 좋은 소식 알게 되었네요.
땅 끝에서 시작하는 가정 뭔가 예사롭지 않아요 *_*
눈과 눈 마주치며 축하할 수 없어 너무 아쉽네요.
둘이 하나되어 하나님의 이름을 이 세상에 아름답게 전하는 가정 이루시기를 기도해요!
댓글 수정 삭제
와준다니 정말 고맙고! 앞으로 해남에서 잘 지내보자!!
와 은비야 오랜만이네 ^^ 내가 미리 알렸어야 했는데 미안;;
응 정말 그런 가정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기도부탁해! 쌩큐~
댓글 수정 삭제
벌써 반년이 됐네요 세월 참 빨라요 ㅋㅋ
저도 의과 160명중에 딱 80번 뽑아서 해남 지원했다는~
우리가 육지로 가는 마지막 표를 잡은 거였죠 ㅎ
아 벌써 아련한 추억이 되버렸네
처음엔 3분짜장, 육개장 챙겨올 정도로 '오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깔끔하고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네요
현산보건지소도 자주 놀러오세요^^
댓글 수정 삭제
그러게. 반 년이나 지난 만큼 어느새 여기서 사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네 흐흐
내가 모임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되는구나!
응 앞으로 종종 볼 기회가 있게 되길 ^^
댓글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