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전,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을 발견했을 때 그 설레임과 함께 내 마음 한 켠을 차지하고 있던 두려움.
누구에게도 상처를 받지 않을 만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무난하게,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데 능숙한 나였기에
RR이와 친해지고 내 삶을 더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수록 두려움도 컸다. 음 내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고, 솔직하고 투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참으로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정말로.
자기 중심적인 사람, 모든 관심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는 사람이 그 관심의 범위를 확장시켜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 쉽지 않는 단계를 조금씩 넘어갈 수록 우리의 친밀함은 '신뢰' 안에서 더 견고해져감을 느낄 수 있었고,
두려움이 점점 희미해지고, 내 삶이 더 풍성해지고, 이 사람이다 하는 확신을 주셨기에 RR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생각하고 있을 때 나를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해줄 수 있냐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물론 유학을 선택 할 수 있었겠지만 나와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결정을 해줬고, 우리가 함께이기에 이를 수 있는 온전함을 꿈꿀 수록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각자 따로따로의 삶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이끌어주셨다. 정말 신기하게, 감사하게.
작년 가을, 졸업 후 진로를 위해 중요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을 놓고 기도하며 고민하던 시기.
병원에 수련을 남아야 할 지, 공중보건의로 군복무 부터 해결할 지 많은 분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었는데
(모 다른 고려할 부분도 있었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혼이었다) 어쩌면 치과의사로서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일을 맞이할 타이밍은 바로 지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로 인해 주신 마음의 평안)
중요한 결정을 내린 후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그 시기에 결혼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_+
결혼은 참으로 우리 둘이 좋다고 되는 일이 아니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결혼이 진정 의미있는 것 같기도 했다.
국시 공부를 시작했을 때 공부도 공부지만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날짜를 잡는 일까지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을 정도로 바빴네. 하지만 그 중요한 날마다 하나님의 함께하심이 너무 분명하였기에! 기쁨과 감사로 즐거웠다.
극적으로 결혼식 날짜가 잘 정해지고, 국시도 합격하고, 훈련소도 잘 다녀왔고, (머리도 자라고 있고 ;ㅂ;)
이제 딱 한달 반(D-45) 후, 결혼식 전 큰 이슈는 근무하게 될 지역이 정해지는 일(4월 24일)만 남았네.
프로포즈는 훈련받으러 가기 직전에 했는데, 영화처럼 멋있게 will you marry me를 잘 할 자신은 없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하다가 @_@ 일단 장소는 63빌딩으로. (패키지가 있더라고 으흐)
헤이리로 출사를 갔을 때 알게 된 세르쥬 블로크의 '나는 기다립니다'
나는 기다립니다...
사랑을..
그 사람을 다시 만나기를..
한 통의 편지를..
좋아요..하는 그사람의 대답을..
몇줄이 안되는 글과 그림으로 우리의 삶을 잔잔히 그려 낸 이 책장 사이사이의 빈 여백에
그 시기에 해당하는 우리의 사진을 편집에서 덧붙여 우리 이야기로 만들었지.
(내용 상의 결혼 후 페이지들은 차근차근 채워가기로 ^^)
우리가 '기다림'으로 맞이하는 순간들을 표현한 이 책처럼, 기쁨 만큼이나 슬픔도 가득할 지 모르지만
각자 귀한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때를 지나, 남은 삶을 함께할 돕는 배필을 만나게 하시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한 몸을 이루어 더 온전하게 그 분을 닮아가길, 거룩해지길 원하신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 시작될 새 출발이 두렵기 보다는 기다려지네 ^^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친밀함을 위해 평생동안 한결같이
서로에게 헌신하고, 투명해지고, 민감해지고,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대화에 힘쓰고, 용서하고 수용하고,
정체됨 없이 성장하고, 성숙에 이르도록 세워 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사이의 친밀함 뿐 아니라
하나님과 더 친밀해지고 그 분이 기뻐하시는 데로 준비되고 언제든지 쓰임 받는 삶을 살 수 있겠지~
결코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걸 잘 알기에 오히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애.
내 인생 가장 완벽한 응답인 예림아, 너와 평생 함께 즐거이 지내며 삶을 나누고 싶고,
너의 하나님이 곧 나의 하나님이 되고, 너의 비전이 나의 비전이 되는 하나됨을 위해 언제나 힘쓰는 남편이 될께 ^^
사랑해.
Canon 5D + EF 50.4 + EF 17-40L + EF 85.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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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하고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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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완전 책이야~
연애하고 결혼하는 과정이 넘 예쁘고 은혜롭다~
윤재 & 예림 정말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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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보시기에 너무나 아름다운 커플~ 지켜보는 이들도 절로 닮아가게 하는 것 같아요!!^^
귀한 나눔에 감사드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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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음을 담아서 흔적을 남겨요.^^
축하드리고 축복합니다 진심으로-
너무 아름다운 하나님 안에서의 가정이 만들어질것 같아서
참 많이 기대가 되는데요-지금 마음처럼 그렇게
계속 아름답고 풍성한 은혜 누리며 사랑하고 또 사랑하시길
넘흐 이쁜 커플 으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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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성숙하고 알흠답게 교제하고 결혼까지 골인 하는 모습을 보니 흐믓 흐믓~~
앞으로의 이야기들도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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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_♡
흐흐 결혼준비 교실 가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되었지~ 고마워! 또 조만간 모이자 ^^
그렇다면 살짝 부담이 되네 으흐 고마워 :)
영인아 이렇게 맘을 담아 글 남겨주니 정말 고맙고 힘이 되네! 하나님 안에 속한 가정을
이루어 가는 주체로서 하루하루 준비시켜주시는 과정 중에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참 좋고
나도 기대가 많이 돼~
흐흐 수현아 그리 봐주니 고맙삼~ 앞으로의 이야기도 계속 나눠가야지!
너와 수웅이에겐 참으로 긴 4주가 되겠지만 여러 모로 의미가 큰 기간이더라고. 기대해도 좋을꺼야~
(담 일기엔 훈련 받으며 느꼈던 것들에 대해 쓰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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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응답 예림아 꺄>,< 나이 서른되서 이런거에 꺄갸 거리는 난 뭥미..ㅋㅋ
암튼 완전 축하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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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세월이 가장 부럽구나~
식상한 표현이지만 정말 정말 축하하고 축복해요~!!
(나 결혼식 날 근무라 못 가 ㅠㅠ 마음은 굴뚝 같지만... -시간을 그케 잡으면 어케?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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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반이 후원해주는 덕분에 든든한 마음으로 준비 중! 항상 고마워~~
여러가지 여건 상 그 때 밖에 시간이 안되어서 ㅠㅠ
교수님은 우리 담임반 선생님인데 어떻게 안될려나;; 으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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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진짜 한쌍의원앙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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