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정말이요? 암이 아니라고요?"
교수님의 말씀에 수심이 가득했던 할머니의 얼굴이 활짝 피는 게 느껴졌다. 우리 영감은 하얗게 질려있다고,
어제 친구와 울며 통화했었다고,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큰 미련은 없었다고, 정말 다행이네.. 진료실 전체가
환해지는 것만 같았다. 처음 뵈는 분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그 기쁜 소식에 사로잡혀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지 ㅠㅠ
마음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다음 진료실로 교수님 뒤를 좇아 들어왔다. 잘 차려입은 정정하신 할아버지가 앉아계신다.
이번 환자분은 무엇 때문에 오셨나 파노라마 사진을 보고 있는데 "이거 어떻하죠. 결과가 아주 않좋은데요"
교수님이 심각하게 할아버지께 검사 결과를 말씀드린다. 상악에 악성종양이 생겨 가능하면 빨리 수술을 해야한단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허허 그래요? 담담하게 다시 한 번 결과를 확인하셨다. (난 옆 방과의 격차를 감당못하고 휘청@_@)
어제 구강악안면 외과에서 교수님 특진을 따라다니며 겪은 일. 10년 전에 아래턱의 반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고
오랜 만에 교수님께 체크 받으러 와서 연신 교수님 덕분에 잘 살고 있다고 고마워하는 환자부터 시작해서
암 판정을 받고 다음주에 수술 날짜를 잡으신 할아버지까지. (다행히 초기에 발견되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듯)
그분들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휘청~하기도, 와 감사해서 기뻐하기도, 이 환자분은 너무 엄살이시다,
오호 이럴 땐 환자 manage를 이렇게 하는군 많은 생각과 감정이 정신없이 오고 갔다.
진단에서부터 치료 술식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환자들과의 교감이 무엇인지 마음으로 알 수 있게 된 하루.
하지만 이런 날 보단 선생님들 진료하실 때 어시스트 하면서 허리아프고 발바닥아파서 괴로워하는 날,
거기다가 석션 잘 못한다고, 멸균된 기구를 니가 만지면 어떻하냐고 털려서 맘 상하는 날이 더 많다는 거 ㅎㅎ
그나마 우리 로테이션 조는 가장 널널한 축에 속하는 과만 돌아서 아직까지 괜찮은 편. 12시까지 남아서 엑스트라하고
실습 과제&레포트&오럴 테스트로 잠을 거의 못자는 과를 도는 조들을 보며 아~ 걱정.
그런 거 다 떠나서 뒹굴뒹굴 맘껏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토요일 아침이다. 너무 좋아.
보고 싶었던 사람과 만나는 날이라 더욱 ♬
India. Arie의 "Testimony : vol.1, Life & Relationship"
한층 더 세련되어지고, 음악의 깊이에 대중성까지 놓치지 않은
참 잘 만들어진 인디아 아리의 세번 째 앨범. 강추! (자켓은 쫌 안습 ㅠㅠ)
India Arie-The Heart Of The Matter
India Arie-Good Morning
India Arie-I Am Not My Hair
India Arie-This Too Shall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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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재 음악 후렴구 초반이...ccm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 -의 후렴부분과 비슷하군 ㅋ
주의 사랑 노래 하리라~ 하는거... 음;; 나만 오버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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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석션당할 때보다 충치치료하고나서 때울때 기분 좋던데
'까가가가각' 소리 나면서 꽈악 쪼여지는 기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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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외과도 끝~ 유려하고 자신감 넘치는 어시스트로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 ㅋㅋ
낼부터 널널함의 극치를 달리는 방사선과 투입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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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그리 많치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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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쨋든 치과 싫어..
houston! 너의 미적감각과 공학적 마인드를 살려서.
치료보다 더 싫은 기계음과 드릴같은 공구들..
이쁘고 안무섭게 만들 수 없을까?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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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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