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과 4학년에게 할당된 몇 안되는 수업 중.
'산업동물종합실습2' 라는 실습과목으로. 이번학기에 2번 대동물 수의사와 함께 소농장에서 하루종일 실습을 하여야 한다.
사실 수업이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일하시는 대동물 수의사 선배님들을 따라 다니며
소 농장의 규모와 시설이 어떻게 다르며 소가 사육되기에 적절한 환경으로 관리되는지,
어떤 질병이 필드에서 다발하며 어떤 방법으로 진료업무를 하고 계신지를 옆에서 보고 배우는 시간이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경기동물병원의 박윤서 원장님과 고기진 선배와 함께 우리 3명의 실습생들은
Rexton승용차를 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천 곳곳의 젖소, 한우 목장을 다니게 되었다.
대동물 수의사의 하루 평균 운전거리는 150km이상이고,
그 농장을 찾아가는 길은 네비게이션으로도 찾을 수 없을 만큼 포장도로와 좀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소음은 농장의 민감한 소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난 장염의 여파로 몸이 좀 안좋았었고, 새벽일찍 집에서 나와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수의학도로서 마지막 대동물 농장 실습시간이었고,,
이 그리울 광경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언제든 떠올리며 추억하려는 생각에 출사 준비를 하여 실습에 임하였다.^^
먼저 원장님께 양해를 구하였고,
진료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ㅎㅎ 감솨~
전날 펑크난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출발!!

첫 농장에 도착. 외양간으로 절뚝거리며 들어오는 젖소.
고기진 선배가 능숙한 솜씨로 밧줄을 도르래에 연결하여 뒷다리를 천정으로 끌어올려 보정을 하였다.
소에서 발굽질병은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고, 그에 따른 여러가지 증상이 유발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넘어지지 않게 겨우겨우 균형을 잡고 있는 녀석의 모습. 벌써부터 긴장된다.

첫 농장의 진료를 마치고 다음 농장으로 향하던 중.. 근처의 다른 농장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약속장소로 달려가 보니 아픈 소가 트럭에 실려 일어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쓰러져 있었다.
이런 경우. 치료보다는 도축여부를 수의사가 평가를 하여 진단서를 쓰고, 재빨리 도축장으로 옮겨 소가 죽기전에 도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죽은 소는 도축을 할 수도 없고, 그냥 땅을 파서 묻어주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소를 키운 주인은 아픈 마음을 뒤로 하고 이 녀석의 몸 값을 받기 위해 다급한 마음으로 수의사를 찾는다.
소는 산업동물이기에. 개,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이 아니기에.. 항상 경제성을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한우농장. 인사하러 온 녀석. 안녕!!^^ 기분이 좋아 보인다.
촉촉히 젖은 muzzle을 쓰다듬어 주고싶다.

우리 안으로 발을 들여 놓다. 이 녀석의 육중한 몸매에 처음엔 살짝 쫄았지만, 알고보니 나보다 녀석이 더 겁먹은 듯하다.ㅎㅎ
하지만 이 녀석들은 Kicking과 Heading에 능한 녀석들이기에 항상 조심해야 하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저 멀리서 나를 보고 괴상한 소리를 내던 녀석.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면 좋을텐데..
자기에게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일까? 그래~ 너도 찍어줄께~

진료를 받기 위해 묶어놓은 녀석. 그 뒤로 아픈 친구가 걱정되어서인지, 호기심에 구경을 나온 것인지..
얼굴을 들이밀던 녀석들.. 사진 찍는 걸 아는 듯.ㅋ

대규모 시설의 젖소 농장에서.. 송아지를 어느 나이가 되기 전까지 독방에서 격리해서 관리 보호하는 calf cage.
따뜻한 아침햇살이 녀석도 좋은가보다.

좀 좁기는 하겠지만, 특별히 관리되고 보호받는 송아지들이어서 갓 목욕하고 나온 것처럼 깨끗하고 이뻣다.
항문에서 체온을 재는 것이 싫은지 고개를 숙이고 계속 움직이는 녀석.

또 다른 젖소농장. 이 곳 소들의 임신 여부와 건강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소들을 차례로 몰아서 착유장으로 보내고 있다.
젖소는 습관의 동물이어서 줄지어 착유장에 들어가면 안정감을 갖고 진료에 잘 협조하게 된다.

좀 어둡지만 농장에서 가장 깨끗하게 관리되는 착유장에서 한마리, 한마리 직장검사(RP)를 실시 하였다.

발굽치료를 위해 동원된 기중기. 요즘은 저런 기계가 많은 농장에 비치되어 있어서 수의사가 진료하기가 편하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보시다시피 젖소의 유방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유두는 모두 4개로 아주 깨끗하게 관리 되어야 한다.
젖소는 젖을 제공하는 산업동물이기 때문에, 하루 평균 생산되는 유량이 그 농장의 생산성을 결정한다.
보통 하루 평균 30L이상이 생산되고 고능력우는 많게는 하루에 40L정도가 생산된다고 한다.

능숙한 솜씨로 아픈 발굽을 깎아내는 박윤서 원장님. 작은 체구에도 소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힘과 노련함이 느껴진다.
Rollei 35TE/marumi 24mm uv filter/(첫사진만 fuji superia x-tra 400, 나머지 전부 agfa vista 100)
산업동물이긴 하지만 참 마음이 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