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대학원 기말고사를 보았다.
웬만한 과목은 시험이 없고, 발표나 레포트 정도로 평가가 된다.
하지만 이 과목은 수업도 제대로 하고, 출석체크도 매일하고, 수업량도 장난이 아니다.ㅠ (원래 이런가?)
실험실 사람들 중엔 나만 시험이 있고.. 우리 수의과대학 대학원생 중 딱 2명 본다.
오랜만에 보는 시험이라 약간 긴장도 되었지만..
나름 차분히 기쁨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오늘아침 여유있게 조금 일찍 집을 빠져나와..
학교 가는 마을버스, 지하철에서 큐티를 하고 성경도 읽고,, 흘러나오는 찬양을 들으며..그렇게.. 기분이 좋다. 날씨도 좋다.
학교에 도착해서 공부할 것을 챙겨 정독실에 앉았다.
점심을 먹고 수박도 먹고 초콜렛도 챙겨먹고,, 다시 마지막 정리를 하며 공부하다가 살짝 졸았나..
시험40분전,, 2시 20분.
실험실에 와서 잠을 깨기 위해 이를 닦고 있다. 머리속으로 공부한 내용을 떠올리며..
그 때 실험실 싱크대의 외마디 비명.. 스테인레스 스틸의 '펑'하는 금속성 울림이 나의 멍한 정신을 각성시킨다.
5분 가까이 양치질을 하고 있었다. 거품은 입주위에 다 묻히고..
그렇게 정신을 차려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공부를 하고.
10분을 걸어와 의학생명과학대학 건물에서 시험을 보았다.
정확히 26분이 지났고 교수님께 인사를 하고 나왔다.
역시 별거 아니다.ㅎㅎ 잘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든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실험실로 돌아왔다.
평소에 하던 어떠한 일도 방해되지 않았다.
긴급하고 중요해 보이는 그 어떠한 상황도..
나의 매일을 책임지고 있는 정말 중요한 나의 생명과 같은 그 시간을 빼앗을 수 없다.
나는 아직도 그렇게 훈련받고 있는가 보다.
참 감사한 하루.
스테인레스 스틸로도 응답해주시는 분.
나를 깨우시는 분.
사랑합니다.
^^
coolpix 4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