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동물들.

by toguz posted Feb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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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에 놓인 토종 야생동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아르바이트 당직생으로 일했던 병원에서 불과 10미터 떨어진 곳..

그 시끄럽고 추운 큰길가에서.. 여러종류의 동물들이 사람의 손에 이끌려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 상황의 위험성을 알고 해결하기위해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이 곳은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이다. 이웃의 일본과 비교해도 훨씬 뒤떨어진 '동물생명'에 대한 의식과 수의사법에 의해 자가진료권이 인정되는,, 생명의 존귀함이 무시되는 후진국 우리나라.
(총기난사와 같은 살인사건이나 다른나라에서 발생한 테러나 매일 나오는 뉴스의 인명사건사고에는 무덤덤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대문의 화재현장을 보고는 울음을 터트리며 분노하는..)


앞에는 우선 새들이 많이 보인다. 저 새들이 겨울철새일리는 없고,,
내가 알기론 열대지방에서 잡아 온 잉꼬종류나 관상조류들일텐데..
특히나 환경 스트레스에 민감하여 질환을 나타내기 쉬운 녀석들이어서..
아무이유없이 그들은 갑자기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는 것을 모르니..

그 오른쪽으로는 톳깽이녀석들이 보인다. 이들은 종류마다 사는지역이 다양하지만,, 어느정도 추위에 견디겠거니 생각된다.
하지만.. 하루종일 먹이를 먹어야 사는 그들에게도 역시 이 불편한 상황은 이로울리가 없다.

뒤쪽엔 역시나 빠지지 않는 우리들의 귀염둥이 강아지들이 있었다. 아직 어미젖을 더 빨아야 할 것 같은 녀석들인데..
추위에 떨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들이 가정집에서 길러진 것들은 아닐 것이고, 분명 경기도 어디 농장에서 데려온 것일테고,,
그 열악한 환경속에 여러마리의 개들이 사육되다보면.. 그 안에 전염병 걸린 강아지가 한마리만 있어도,, 거의 모든 개체에 질병이 전파되었다고 보면 된다. 겉은 멀쩡해도.. 아직 질병의 잠복기일 수도 있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귀엽고 불쌍해보이고 싼 가격에 파는 강아지를 덥썩 산다.(특히 술취한 커플들이 문제.ㅠ)
그리고는 새벽에 근처의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온다. 이 강아지 건강한건가요? 물어보며..
내가 대충봐도 어디서 강아지를 사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거의 대부분이 전염병 하나 정도는 걸려 있다. 다들 들어봤을만한 강아지디스템퍼(홍역), 파보, 코로나 장염 바이러스 등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중 3가지 다 혼합감염 된 경우도 있으니..
바이러스 전염병은 치료가 상당히 어렵다. 예방접종하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고,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치료적 접근은 잘 하지 않을 정도니..

하지만 우리나라는 치료적 접근이 당연시 여겨진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에 살고 있다보니..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싸게 산 강아지를 병원에 데리고 와서 치료를 받는데 진료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말을 많이 한다.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끼시는건지.)
또 수의사가 진료를 하면, 무슨 병이던.. 돈을 비싸게 냈으니 반드시 고쳐주길 원한다. 고장난 라디오를 들고와서 고쳐달라고 하고, 그 값을 치르고 반드시 고쳐졌으리라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하나의 생명이란 의식을 전혀 못하고 있는 분도 계시다는..

사회가 문제여서 문제의 사람이 되는 것인지.. 문제의 사람들이 모여 문제의 사회가 만들어진 것인지..

분명 전염병 걸린 강아지에 대한 치료법은 7년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많이 발전했다. 우리나라여서 가능했음.ㅋㅋㅋ
하지만.. 동물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나 사회적 상황은 수의학의 발전 속도에 못 따라오고 있어서 참 안타까운 것 같다.
우리나라의 동물들은 우리 인간에 의해 분명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개팔자 상팔자라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녀석들도 있을테지만..

글이 왜일케 길어졌지?ㅠㅠ  망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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