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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담아두기

방학 ㅠㅠ

2005.Jun.19

'형, 군대가 빡세요 여기가 빡세요?'
군대 갔다온 형들한테 물어본다.
'윤재야, 군대가 그렇게 못 갈 만한 데가 아니야~ 사람이 살 만한 곳이라고;;'

정말 그런 것 같다. 이건 인간의 생활이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
도대체 그 많은 양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 나간다는 건 정말 말이 안되는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 할 말이 없음 -_-+)
마치 이틀을 하루에 압축시켜서 살았던 것처럼 이번 학기는 6개월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다들 엄청 힘들었겠지만) 내가 워낙 헤맸었기에;; 남들보다 더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기말시험기간 동안에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내 능력의 한계를 아주 절실하게 깨달으며 나는 정말 이것 밖에 안되는 구나. 하고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하루에 3시간 정도 밖에 못자며
생활하다가 보니깐 몸도 말을 듣지 않더라고. (담주 부터 헬스 빡세게 -_-+)

평생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은 없었고, 동시에 이렇게 성적이 안좋은 적도 없었다;;
지금 간당간당한 상황인데 아마 이번 학기 패스 못 할 가능성이 더 큰 것 같애 ㅠㅠ
그래서 방학을 했는데도 별로 개운치가 않쿠나. 조마조마하며 성적을 기다리고 있는 중~

20050619-2.jpg

오랜 만에 예배하는 자리에 나아갔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던 시간들이 정말
한순간 한순간 큰의미가 되어 내 영혼을 흔들어 놓는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절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며 헉헉 거리고 있을때
그도 나와 함께 계시며 슬퍼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여기가 이런 곳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오지 않았을텐데. 내가 왜 여기와서 이 고생을 하며
베이스를 깔고 있나 회의가 들고, 다운 당하면 얼마나 쪽팔릴까;; 군 문제를 포함해서
앞으로 내 삶은 또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로 가득해 무거울 데로 무거웠던 내 마음이
어느 순간 정리가 되더라. 그리고 감사기도가 나오더라고.

20050619.jpg

가장 감사했던 것은 세상 기준으로 볼 때 그래도 쫌 괜찮치 않나 여겼던 내 모습들이 사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주 절절하게 인정하고, 하나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처절하게;; 인정할 수 있었다는 거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조금 더 깊이있게 그리고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 된 것 같아 감사했어.

저번에 얘기했던 '참다운 겸손'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그러면 된 거지 모~ ㅎ 이러고. 어제 LBS에서 나의 이런 절박한 상황을 나누는데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미 절망은 시험기간에 다 해버려서;;
이제는 그냥 조마조마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니 ^^a 올라가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일단은 푹 자고 쉬면서 몸과 마음과 영혼이 회복되는 방학을 즐겨야지. 흐흐

20050619-3.jpg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옥상을 개방하고 옆에 박스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해놓았더라고.
그래서 우리 집에서 보이는 주위 모습들을 담았다. 아~ 이 동네도 오랜 만이구나~ (얼릉 재건축 좀 해라 -_-+)

D70 + Sigma 15-30


댓글(17)

  • 2005.06.19 20:21  Reply
    이쿵.. 윤재 많이 힘들었구나.. 오늘 대학부에서도 넘 정신없어서..
    근황조차 묻지 못했다 ㅠ.ㅠ
    그래도..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는데..흑흑

    그도 나와 함께 계시며 슬퍼하고 계셨다는 사실..
    넘 와닿는 말.. 나도 요즘 네 일기와 너무 공감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근데.. 아직 미정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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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6.19 23:32  Reply
    아직 다 완성 못한 일기였는데~ 이제 완성.
    대학부 오랜 만에 정말 편한 마음으로 참석하니 너무 좋터라.
    샌드위치 광고도 여전하고 ㅋㅋ (자유한 맘으로 룰루~ 하며 지나침 ㅋㅋ)
    그러쿠나.. 으~ 너 시간 괜찮을 때 밥이라도 같이 먹자~

    댓글 수정 삭제

  • 2005.06.20 00:03  Reply
    엄청 힘들었나보네..장난으로 졸업10년후라고 했는데 미안해 흑흑
    이번에 꼭 패스할수 있을것이야..스트레스는 도요반 엠티가서 확실히 날려버리자구 ㅎㅎ

    댓글 수정 삭제

  • 2005.06.20 08:18  Reply
    나도 오랜만에 얼굴 봐서 넘 반가웠는데..많이 말랐어; 이번 화욜 전원진과의 큐티 모임을 통해 아주 회복해버려 ㅎㅎㅎㅎ 그래도 방학!! 잘 보내~

    댓글 수정 삭제

  • 2005.06.20 16:16  Reply
    오빠 정말 힘들었던게 느껴져여...ㅠㅠ 수고하셨어여..
    드뎌 저눤진 군에게서 편지 받았어여... 고마워여... 화욜날 모인다구 들었는데.. 맛나게 피자 드세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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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6.21 00:10  Reply
    ㅋ 근데 진짜 나 대학생활 10년 정도 하는 거잖아 ^^; '방학즐'도 알아듣고 ㅋㅋ

    반가웠어 ^^ 다들 말랐다고 해서 몸무게 쟀더니 똑같던데 ㅋ 얼굴이 초췌해져서
    그런가보다 ㅠㅠ 얼릉 상태를 회복해야지 ㅎ 고마워~~

    ㅎㅎ 떨어져있는 거리를 초월해서 무진장 소식이 빠르군~ 저눤진이 옛날에 보냈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보내다니 -_-+ 흐 암튼 이제라도 받아서 다행이다. 흐 낼 사진
    찍어서 또 올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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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6.21 02:55  Reply
    야... 너의 글에서 묻어나는 절박함과
    아주 위험하고 긴장감을 주는 사진의 구도를 보니까 갑자기 걱정되잖아.
    농담이야.
    은혜 받고 회복되고 있고 이런 과정으로 인해 배운 것이 많다니
    나중에 생각하면 좋을 수도 있겠다. 모래.ㅋ(지금은 힘들잖아.)
    야..어제 오늘 보니까 군대 살만한 곳이라 말하기 어렵더라.
    정말 우울한 군대 소식 너무 많아.
    그니까...알지? 꼭 올라가는 거야!! ^^

    댓글 수정 삭제

  • 2005.06.21 16:05  Reply
    내다...베트남 놀러 온다며...
    쉬다 가라...잘 쉴 수 있을 지는..모르겠지만..
    제대로 한 번 더워 보는 것도 인생에 좋은 경험 아닐까?

    댓글 수정 삭제

  • 2005.06.22 00:04  Reply
    으 그거 너무 끔찍하더라.. 정말 갈 때까지 가는 사건들이 너무 많아 @_@
    그런 곳보다는 살만 했던 것 같아;;

    ㅋㅋ 쉬러가는 데 그렇게 더우면 곤란하잖아
    라오스가 그 근처일려나? 나 7월 중순에 라오스 가는데 경유가 가능한
    일정인지는 잘 모르겠네. 음~ 확정되는 게 있으면 보고할께 ^^ 오랜 만!

    댓글 수정 삭제

  • 2005.06.22 00:44  Reply
    저 절박함을 어제 저녁에도 느끼고 있었는데 걍 퍼자고 오늘 시험 망하고,, 오늘 이름만 큐티모임하고 집에와 오빠 글을 읽으니 참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 안 와닿는군요 ㅋㅋ
    방학 했으니 영과 육이 새롭게 되길~~히히 오늘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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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6.23 10:09  Reply
    시험 일정 조정 좀 하지~ 하루 5개는 정말 숨이 막힌다;; 한학기 수고했어!
    저눤진이 없어서 우리 QT모임 답지는 않았지만 역시 좋았어.
    (사실 QTzine을 거기다가 두고 가서;; ㅋ) 나 버스 안 오길래 지하철까지
    걷기 쫌 그래서 그냥 거기서 자고 갔잖아 ㅎㅎ

    댓글 수정 삭제

  • 2005.06.23 11:09  Reply
    두번째 사진 버스가 빨간색이어서 아주 얼핏 보면 영국같아! 오!
    그가 인도해 내실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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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6.24 23:12  Reply
    아~ 오늘 해부학(6학점짜리) 점수 나왔는데 희망은 점점 사라지네 ㅠㅠ
    (사실 별로 희망을 갖고 있진 않았지만;;)

    댓글 수정 삭제

  • 2005.06.30 20:46  Reply
    오빠 한학기 동안 많은 시험에 빠지셨고, 많이 생각하신거 같네요~
    결과야 어쨋든 지금은 열심히 한 자신을 칭찬하고, 지금의 상황을 즐기세용~!!
    한 학기 수고 많으셨습니다. ㅋㅋ

    댓글 수정 삭제

  • 2005.06.30 23:23  Reply
    응 은영아 고마워. 요즘 되게 잘 지내고 있어~~
    예상보다 잘 나온 과목이 있어서 지금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 그 결과에 따라
    쓰고 싶은 말이 많아 일기를 못쓰고 있어. (다른 화제로 쓰면 되는데 핑계;;)
    이 더운 데 계절학기 듣느라 고생한다.

    댓글 수정 삭제

  • 2005.07.01 01:26  Reply
    앗...난.. 저 위에 '그말'을 해준사람이 반가워 한마디 남기려했는데 """예상보다 잘 나온 과목"""이라는 마지막 답글이 눈에 화아악~!!! 들어온다.. 해부냐 조직이냐?? 둘밖에 안나왔는데.. 헐헐.. 아님 생확 찾아가서 패스를 확인하셨남?ㅋㅋ 하여간 진짜 다행이다 ㅎㅎ 나두 10년정도 살던 동넨데.. 야경은 어색하다..그치만 울동네라니 너무 좋네~

    댓글 수정 삭제

  • 2005.07.01 23:17  Reply
    흐흐 예상보다 잘 나와봤자에요 ㅋㅋ 저도 한학기 잠깐 유학 갔다가 왔다고 다시
    익숙해지는 데 쫌 걸렸어요;; 형, 7월 말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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