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고등학교 수능 날이라 중학교도 덩달아 쉬는날.
수능감독에 들어가야 하는데 경력기 짧아서 빠졌다.
수당은 아쉽지만 지후를 생각하니 얼마나 잘된 일인지.
일을 시작한지 지난 두달.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이사와 시터님, 그리고 어린이집.
머리아프고 괴로웠는데도 다 지나갈수 있었다.
하지만 제일 괴로웠던거는
엄마랑 지내던 지후가
시터님을 만나고 불안해하고 적응하고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시터님을 보내고
어린이집에 가서 불안해하던것.
그땐 정말 지후아빠도 일하지 말라 그러고
나도 심장을 빼놓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가.
정교사도 아닌데.
자괴감과 죄책감이 심했다.
그러다가 이제 지후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고 잘 놀게 되어
데려다주는 지후아빠가 피곤하고 힘든거 그것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마음이 약해지게 지후가 감기에 걸린 것이다.
어린이집에 간지 일주일 만에 딱 생애 첫 열이 나더니
열은 금방 내렸는데
콧물이 한달내내. 그리고 기침은 갑자기 그제부터 심해진 것이다.
물론 내가 데리고 있어도 걸릴 수 있지만
다들 어린이집에 가면 달고 산다는 우려대로 정말 1달을 감기를 달고 있는 것이다.
또 다시 몰려오는 자괴감.
이렇게 한달을 계속 약을 먹어도 되나 싶어서 어제는 수능덕에 일찍 퇴근하고 어린이집에 있는 지후를 픽업해서
유명?소아과에 원정을 갔더니
중이염도 생기고 열도 있으니 엑스레이를 찍어보자더니 중이염과 모세기관지염으로 보인단다.
중이염용과 모세기관지용 항생제 두가지와
열오르면 먹이라는 해열제 두병에 기침콧물약 두병에 기침 심하면 붙이라는 패치까지
약을 한봉다리 받아오면서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게다가 어린이집 가기 전부터 있던 변비는 더 심해져서 애가 피똥을 싸며 우는 지경을 넘어서
며칠전에는 힘을 줘도 안나오고 손가락으로 항문 중간에 걸려 있는 똥을 파줘야지(-.-)나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지후아빠는 변비가 이렇게 오래되면 방법을 썼어도 벌써 썼어야지 애를 이렇게 방치했다고 너는 돈을 더 사랑한다고 내탓을 하고-.-
나는 푸룬주스가 좋다고 하는데도 돈 안쓰려고 얻어온 걸로 아껴먹이던 내 모습을 통탄하며 가래로 막을 걸 호미로 막는다고
푸룬주스와 비싼 유산균까지 주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모니모니 해도 가장 괴로운 것은!
어제 그렇게 소아과 원정가서 받아온 약을 먹고 자고 일어난 지후가
내가 집에 있으니 너무너무 행복해한다는것이다.
예전에는 나한테 와서 치대지도 않고 특히 어린이집 가면서부터는 지나치게 아빠에게만 집착하던(나한테 서운했던거 같다.) 애가
일어나보니 내가 있으니까 너무 좋아서 계속 무릎에 앉아서 계속 뒤돌아보며 나를 확인 하면서
방방방 뛰며 춤까지 춘다는 것이다!
그리고 몸도 훨씬 나아졌다. 열도 내리고.
고민이다.
이런애를 떼어놓고 나가는게 맞는지.
나는 여중에서 일하는게 너무 좋은데.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길은 무엇인지.
지후의 몸과 정서를 생각하면 확실히 내가 필요한데.
후회없이 걸어갈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욤.
그리고 아직 중이염과 기침심한거는 있는데 언능 나을 수 있도록도 기도해주세욤.
이렇게 엄마가 있는게 좋고 엄마가 맞는지 확인하는 애를 두고 나는 누구를 가르친다고 애기 변비와 감기를 방치하고 다녔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