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이후 집안에서 지후와의
칩거생활에 지칠무렵 다가온
크리스마스 이브.
이날마저 집에서 밥을 먹는다면
나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던 것이지.
출산 후 첫 둘만의 데이트를 위해
신랑 퇴근에 맞춰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지후를 맡기기 위해 친정으로 고고.
지후 맡기고 금요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약없이 용감하게 찾아간 아웃백.
다행히 50분밖에 안기다렸다.
사실 기다리는게 나쁘지 않았음.
오래 기다릴 수록 집에 들어갈 시간이 계속 늦어지니까.ㅋㅋ
지후야 엄마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너를 많이 사랑한단다.
비록 네가 엄마 얼굴에 엄청난 알러지(스트레스로 인한!@.@)를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그런데 둘만 나가니까 그렇게 꿀만 같더라.
결혼하고 애바로 안낳길 잘했다.ㅋㅋ
우리가 시킨 2인셋트- 원래 이런데 가면 당연 20%할인카드를 쓰거니와
절대 비싼 메뉴는 시키지 않는(?), 못하는 우리지만 그간 높아진 스트레스 지수는
나의 강력한 알뜰함을 기절시키고 오랜만의 행복?을 자축하고자 나름 고가지만 선택!
역시 헤니가 선전하는 건 맛있다는~~
랍스터와 스테이크.
매운 파스타(이름 기억안나는)
와인도 셋트에 포함되어 있었다. 달콤한 알콜의 유혹.ㅜ.ㅜ(알콜을 먹으면 몇시간동안 모유수유를 할수 없는데 번번히 무너진다.
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해두자.)
오랜 시간 기다림 후 아웃백에 입성해서 행복해하는 나. 초췌함이 극에 달한 하지만 행복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스프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프-메일요리&와인-커피로 이어지는 세트.
(커피는 거의 안먹은 것을 생각하면 굳이 세트 가격 강점이 없었다는 뒤늦은 후회도 있었지만! 오늘은 패스~~)
무표정 속에 행복감을 숨기고 있는 신랑.
진지하게 스프를 드심. 이런 음식 얼마만이야.ㅜ.ㅜ
아직은 실감나지 않아 얼떨떨함.
안그래도 뾰족한 나의 턱을 와인 잔 속에 담아버리심. 나는 진정 행복해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둘이 식당?에서 와인을 먹은건 신랑을 만나고 처음이고나! 출산후 처음이 아니라.ㅋ
이렇게 살고 싶다구요~~
알딸딸 알콜기운이 오르며 지후와 나는 간곳없고 완전한 행복속으로~~
신랑도 드디어 지후가 없는 자유속으로 완전히 심취~~ 즐거워한다. 소심하게 턱의 복수를 시도해보지만
신랑의 턱은 뾰.족하지 않아서.
계속되는 나의 강요로 억지로 찍어주는 내사진들. 나는 강요한 사진치고는 너무 자연스럽게 웃고 있다.
여보, 우리 힘내서 지후를 잘키워봅시다.
오빠가 열심히 벌어와서 가끔 이런데서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면
나는 칩거생활을 이겨낼 수 있을거요.
하지만 칩거생활로 인한 이팔뚝은 어쩔꺼.
지후가 무거워지는 것도 있고 운동을 못하는 것도 있고
사실은 맛없는 집밥을 너무 많이 먹는것이 제일크고.(이게제일속상한일!)
점점 지후를 만날 시간이 다가오면서 차분?해진 신랑님.
말없이 음식만 마저 드셨다.
와인잔은 끝이 나고 나도 허탈한 웃음. 누차 강조하지만 지후야 널 사랑하는 건 사실이야.
이렇게 짧고 강렬하게 행복했던 우리의 데이트는 막을 내렸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앞머리를 까고 콧물과 침으로 범벅된 지후입과 막 부딪히며 잠투정이 심한 지후를 거의 하루종일 안고있지만
그래도 화이트크리스마스보다 더 행복했어. 종종 이런 시간 갖을 수 있길~~ 엄마!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