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섭이가 결혼한 날은
우리아빠 생일이었다.
언니는 신부 친구로
나는 신랑 친구로
셋트로 복고풍으로 알록달록하고 간날
그 옷 그대로 베니건스.
9월 5일 언니, 7일 나, 9일 아빠 생일.
아주 경제적으로 태어난 우리 가족은 대체로 생일파티를 한번에 해버리고 게다가 중간에 낀 나는 5일날 끓인 미역국 그대로 먹구 9일날쯤엔 다시하구...ㅜ.ㅜ
아빠 생일날 아빠가 좋아하는걸 드셔야 하지만.
아빠는 워낙 취향이 無취향이구(->이거야 말루 생선대가리 보낸 효녀?) 아직도 생일날 패밀리 레스토랑 가면 최고인줄 알고 있기 때문에 올해두 역시 가까운 베니건스를 갔다.
28년을 같이 살아오신 엄마 아빠.
맨날 '가족이니까 사랑하자'라며 건방을 떨어두 아직도 애같은 종민이와 아직도 종민이 장난에 늘 진지하게 열받아 하는 언니.
엄마의 신기한 촬영기법.
역시나 진지하신 언니님.
그래도 잘 들어주는 엄마....와 맥주.
먹는데 열중하신 아빠.
사진 찍어줘서 좋단다.
요즘 엄마는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곤 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맥주 한잔에 초절정으로 빨개지는 아빠.
그와는 대조적으로 티도 안나는 엄마.
나와 언니. 나는 안경을 꼭 벗구 찍는 센스.
밥먹으면 식당을 나가야 하는줄 아는 아빠 때문에 우리의 대화는 더이상 깊어지지 못했지만(어떨때는 심지어 나가서 기다린다) 어쩄든 요즘은 거의 분기별루 한번 밥 같이 먹는거 같다. 계속 더 바빠지겠지..
정말 종민이말대로 '가족이니까 사랑하자'가 틀린말을 아닌거 같다.
시간은 너무 빨리 흐르고 좋은 때는 항상 짧단다.
완전 동감, 완전 명언!
그나저나 너희 가족은 정말 선남선녀 가족.
가족이니까 사랑하자 대신
예쁘니까(잘생겼으니까) 사랑하자라고 해도
엄청나게 사랑할듯!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