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날은
중복 다음날이므로
삼계탕은 삼가하고
닭칼국수를 먹다..ㅋ
부모님 출타를 틈타 나를 초대한 이원진.
정확한 교통편을 가르쳐주지 않고
그냥 걸어오면 돼...했다.
걸어가기는 걸어갔는데
사간 빵종이가 땀으로 눅눅해졌다.
아~ 더워.
원진이가 오전에 요리 tv를 보는데
중복이라고 닭칼국수를 만들었단다.
필이 꼿힌 원진
얌전히 포장되어 있는 닭한마리를 사와
뭉근 불에 푹 익히는 데에까지는 성공했는데
막상 빼려니까 적나라한 그 형태가 넘 무섭더란다.
(징그럽다했나?-> 익히기 전에는 생각 없다가 익히고 나니까 새삼 징그럽다니-.-)
그래서 한번 수저로 꺼내다가 싱크대에 떨어뜨리고
다시 냄비에 넣고(다시 넣을 에너지면 그냥 꺼내지..)
대책 없이 나를 기다리며 불쌍한 닭 몸통만 쫄이고(?) 있었다.
그래서 용감한 내가 수저로 얌전히 다리 포개고 있는 닭을 꺼내어
수저 두개를 쥐고 몸통을 샅샅이 찢었다. 단 한점의 살점도 남겨두지 않고..으허허.->사실 엄청 익어서 아주 쉽게 살점이 뚝뚝 떨어졌다공..
하지만 정말 감동인 것은 tv를 보고 국수를 손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집에서도 못 먹어본 손칼국수인 것이다!
모양은 울퉁불퉁 했지만 감동이 몰려왔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니 새삼 원진이에게 고마움보다 집에있는 엄마에게 의혹이 일었다.
대략 레써피를 소개하자면
1.닭은 뭉근 불에 푹 고아 익힌다.(원진이 경우 120분->오버)
2.국수는 따로 방망이로 때려 얌전히 진정시킨다.
3.닭만 건져낸 국물에 국수를 넣고 끓인다.
4.그동안 닭살을 고추가루, 후추, 소금, 간장, 참기름 등으로 양념한다.
5.국수가 다 읽으면 양념한 닭살을 고물로 올린다.
아래부터는 내가 뼈로부터 완전히 분리해놓은 닭살을 양념하고 닭칼국수로 만드는 이원진 모습.
(내가 없었으면 분명 닭이 익다지쳐 한마리의 닭이기를 포기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닭칼국수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완벽히 없앤 닭의 형태.
분리해놓으면 이렇게 한줌 닭고기인 것을!
사람은 안그렇겠어?!
오늘의 요리는 닭칼국수 입니다.
닭을 죽이는데는 수저 두개가 아주 중요합니다.
잔인한 혜리의 손을 빌렸습니다.
나는 이원진의 뒷모습을 보다
갑자기 한별이 오빠가 염려되었다.
오빠마저 담력이 약하지 않기를!
저의 신혼생활이 염려되지나요?
괜찮아요.. 오빠가 번돈으로 사먹죠 뭐!
(이사진 갠적으로 맘에든다, 예쁜것!)
후식으로
요쿠르트와 사이다를 섞어(내 앞에서 이 두 캔을 섞었기에
신비감은 더했다.) 바나나를 넣는 아주 섬세한(!) 레써피로
밀키스 비슷한 화채(?-라고 그녀가 불렀다)를 해주었다.
접사에 실패했지만 대략 이런 모양이었다.
(크게 다르지 않다-.-)
이원진..
괜찬아..너만 맛있으면 돼.
한별 오빠만 괜찮으면 되지모..
우리는 어쩌다 먹는건데 뭐.
ㅋㅋ
+참고로 뒤에 보이는 멋진 작업은 이원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