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는 날이면 아무리 휘곤해도 영화 한 편을 꼭 보곤 한다. ('이야기'에 굶주리게 된다)
주위에서 괜찮타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특히 제목이 독특해서 보고 싶은 맘이 들더라고.
응, 볼 만하더라~ 배우들도 맘에 들고, 그리고 음.. 개인적으로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 아, 이 영화 볼 사람은 이 글 안 읽는 편이 좋을 듯 ㅎ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조제와 츠네오라는 젊은 연인의 사랑과 헤어짐을
담고 있는 영화다. 다른 사랑 이야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명이 선천적 장애로 걷지
못하는 장애인이라는 사실과 큰 극적인 요소 없이 담담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일관하면서
참 현실적이라는 것. (어떤 면에서 덜 '영화 같은 이야기')
빈민촌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조제는 여느 때처럼 사람들의 눈을 피해 유모차에 실린
상태로 산책을 하던 중 쾌활하고 착한 대학생 츠네오와 만나게 된다. 츠네오는 조제의
독특한 매력에 연민과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되고, 할머니의 죽음 이후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하여 동거를 하게 되지만, 1년 후 이별을 맞게 된다.
"이별의 이유는 여러가지였지만... 아니, 사실은 한 가지다. 내가 도망친 것이다."
츠네오는 장애를 초월한 사랑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젊은 시절,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 자신이 성장하고,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선택하고 배워갈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사실 나도 츠네오처럼 도망을 잘 친다;;)
"언젠가 그대는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게 될거야,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게 되겠지. 우리는 또 다시 고독하게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거기엔
또 다시 흘러버린 1년이라는 세월이 있을 뿐인 것이다" 영화 중반 쯤에 조제가 사강의 소설을
통해 한 이 이야기는 앞으로 그들의 관계의 암시가 된다. 그런데 틀린 부분이 있다.
츠네오와의 사랑으로 조제는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는 깊은 바다
밑바닥에서 헤엄쳐 올라왔고, 그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호랑이를 직면했을 뿐 아니라,
츠네오의 도움 없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스스로 장을 보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물고기를 요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의 사랑은 지나갔지만 조제에겐 분명히 달라진 것이 있었다. 그것도 크게.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그 관계가 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조제와
츠네오의 사랑은 분명히 자아의 경계를 확장하고 상대방의 성숙을 도왔다는 면에서 충분히
아름답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물론 혼전 성관계는 당연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ㅎ)
이러한, 아프지만 소중한 경험들을 통해 더 성숙하고, 건강한 사랑을 기대하게 된다.
댓글 수정 삭제
댓글 수정 삭제
댓글 수정 삭제
면에서 특히 그런 것 같아요 ^^ (흐흐 안녕하세요)
특히 조제 말투가 잼있고 귀엽더라. 츠네오는 정말 멋찌고 (아, 자꾸 조제하면
조세가 떠올라;;;;)
아, 그 부분은 오래 전부터 명확한 대답을 못 얻고 문득문득 그런 걸까 생각해요.
보고 나서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영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야 말로 '좋은'
영환 거 같아요 ^^
댓글 수정 삭제
댓글 수정 삭제
내가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다뤄져서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는 ^^
댓글 수정 삭제
정말 가슴에 많이 남는 영화였어.
재밌지만 다음날부터 당장 생각안나는 영화가 있고
그저 그런데 생각할수록 남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환 볼때도 뭔가 독특한 매력이 있어 매료되고,
보구 ㄴㅏ와서 며칠을 생각하고 가슴한켠이 아련해지게 하는 영화였;;
너무 현실과 비슷해서..너무 동화같아서..가슴아프고 예쁜영화^^
댓글 수정 삭제
오! 맞어, 그러쿠나! 했어요. 맞어, 동화처럼~
댓글 수정 삭제
오늘 영화를 봐서 다시 들어와서 글을 읽어요
그냥 줄거리네! ㅋㅋ
요새 바쁘신 듯 - 전 대학부 좀 쉬는 듯 -
이 리플 영원히 안 읽히겠죠? ㅋ
댓글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