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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담아두기

샤갈전을 보고..

2004.Aug.27

요즘은 누구나 홈페이지(미니홈피, 블로그, 개인 웹사이트..) 하나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그 곳을 통해서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과 그것들을 공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 역시 내 홈페이지에서 글과 사진, 음악으로 ‘나한테 이런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느낌이었어. 요즘은 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아. 내 생각은 이래. 나는 이런 사람이야’ 하며 나를 표현한다.. 물론 웹서핑에 너무 중독되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이 공간을 자신을 돌아보고, 그것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통로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 수요일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르크 샤갈의 회고전에 다녀왔다. ‘마티스와 더불어 20세기 가장 뛰어난 색채화가’로 평가 받는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전시회 자체도 규모 면에서나 퀼리티 면에서 뛰어나다는 이야기에 기대가 컸다.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이 기회를 잘 준비하고 싶었다. 샤갈 만큼 자신의 삶을 작품에 많이 담은 경우가 드물다고 하기에 (이 점이 참 마음에 든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의 여정을 거쳐왔는지 꼭 알고 그의 그림을 접하리라 생각했다. 러시아 작은 유태인 마을 비프테스크에서 유년기의 기억들, 사별한 아내 벨라에 대한 사랑, 러시아에 대한 향수, 유대인 특유의 전통과 상징, 제2의 고향인 파리에서의 생활, 러시아 혁명과 나치의 유대인탄압으로 인한 망명생활..

120여 점이나 되는 그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유화의 깊고 묵직한 아름다움, 석판화의 산뜻하고 감미로운 느낌.. ‘색채의 마술사’ 답게 그의 색은 현란했고, 환상적이었다. 밝고 긍정적이었고, funny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에 대해, 그리고 그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림의 이미지들(행상인, 곡예사, 천사, 악사, 연인, 말, 당나귀, 소, 닭, 염소, 물고기, 괘종시계, 바이올린, 꽃, 에펠탑 등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을 통해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이 얼마나 훌륭하냐를 떠나서 한 사람의 인생을 자신 만의 방법으로 직접 표현하여 알릴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이 사람의 표현은 훌륭하기까지 하다 ㅎ)

“청년기 이후 나는 성서에 사로잡혀 있다. 나에게 성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위대한 시정의 원천이다. 나는 내 삶과 예술에서 성서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노력했다. 성서는 내가 전달하려고 하는 이 비밀과 자연의 반향과도 같은 것이다”
샤갈이 직접 이야기 한 것처럼 그의 그림에는 그의 신앙이 자연스럽게 녹아 내려 있었다. 굳이 그가 작업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벽화, 화폭에 담은 성서 이야기에 관한 작품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이 근본적으로 신앙에서 비롯된 ‘사랑’ 이라는 가치가 자리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우리의 가치관에 대해서 끊임없이 표현하며 살아간다. 내적으로는 자기 성찰을 통해, 외적으로는 세상을 성찰하는 것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 쉽지 않은 일이고, 때로는 지극히 고통스러운 길로 가야 할 지도 모른다. 샤갈의 생과 그의 작품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선과 색을 통해 그의 특성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비젼과 은사를 통해 우리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도전 받고, 훈련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 방법은 참 다양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우리 인생에서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은 바로 사랑의 색이다”   -마르크 샤갈-


댓글(10)

  • 2004.08.27 17:23  Reply
    몸은 너무 피곤했지만 마음은 충전 100%한 것 같아요^^
    등불 내용인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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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28 00:54  Reply
    음...요즘은 인터넷에 긴글들은 잘 안읽는 편인데...좋네^^ 끝까지 읽었어~왠지 혼자가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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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28 10:14  Reply
    맞어 가끔 이렇게 충전을 해죠야 한다니깐^^
    응 등불;; 완전 레포트 하나 쓰는 기분이었음 >_<

    흐흐 다 읽어죠서 고마워 쓰는 데 얼마나 힘들었다고;; 아.. 나도 글을 술술 잘 썼으면
    좋겠다고 절실히 느꼈지 -_- 응 너 가보면 좋아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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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28 21:28  Reply
    아..나 이거 진짜 가보고 싶었던건데.....
    나도 문화생활 하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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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29 06:48  Reply
    진관이 아버님 장례식때 보고.. 심심해서 들어와봤더니만..
    멋진 카메라를 가지고 있군.. ^^ d70에 탐론이라
    slrclub에서 더 많은 정보 얻을 수 있는 것은 알고 있을테고..
    나중에 한 번 만져보자..ㅋㅋ
    난 돈없어서 나중에 돈벌면 고가의 취미생활을 즐기고..
    지금은 a1사려고 노력중..
    어쨋든 나중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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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29 21:32  Reply
    10월 중순까지 하긴 한데~ 기분전환으로 가도 좋을듯~

    저번 학기 동안에 아르바이트 하느라 쫌 힘들었지 ㅎㅎ
    오랜 만에 봐서 반갑더라 ^^ 얼릉 카메라 사서 좋은 사진 많이 찍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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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30 00:06  Reply
    집으로 오는 지하철 안에서 주보를 펴고 어찌나 놀랬던지...^^;
    정말 감상문을 썼으리라곤 생각을 못했거덩요~ 뭐 어차피 항상 홈피에 그때그때 상황들
    올라오긴 하지만 주보로 보니 느낌이 참 다르던걸요 ㅋㅋ 나두 샤갈전 가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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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30 11:24  Reply
    흐흐 등불에 이런 글도 쓰고 싶었어~ (솔직히 등불을 위해서 쓴 감상문;;)
    그러게 같이 갔었으면 좋았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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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30 19:43  Reply
    나도 이거 초대권 있는데 좀 선선해지면 가봐야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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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8.31 15:47  Reply
    오 초대권~ 이제 거기 쫌 널널해졌을려나?(워낙 북쩍북쩍 거린다는 말이 많아서)
    저는 저녁 쫌 일찍 먹고 갔더니 그래도 사람이 많치 않더라고요~

    댓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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