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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 posted Feb 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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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님께서

장교훈련에 들어가셨다.

9주간의 훈련을 앞두고

둘다 스트레스 이빠이였다.

오빠님께서는

나이들어 받는 훈련을 부담스러워했구

나는 나대로 혼자 두번의 이사를 감당해야 하는

(물론 포장이사이긴 하지만)

것이 부담스러웠다.


입대전날

남대문에 가서 깔창과 박봉식이라는 이름이 매직으로 써있는

군대내복을 사왔다. 아대라고 하나? 팔꿈치와 무릎에 대는 것도.


생각없는 마누라는 오빠님 입대 하루전인데

7시 9시에 이사짐 센터에서 방문견적을 잡아놓고는

"그래도 입대전날인데....(매우섭섭해하며)

그래 그냥 집에서 라면이나 먹자"라는

힘없는 오빠님의 전화목소리를 듣고서야

이건아니구나 해서 방문견적시간을 8시 아홉시로 바꾸고

잠실역에 있는 작은 파스타집 폴에 갔다.(Paul)


남대문에서 사온 봉다리봉다리를 확인하는 오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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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약간 없는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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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킨 파스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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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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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님은 이 싸제 음식을 보고는 한숨을 푹쉬었다.
맛있어서 더 슬프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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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까맣게 나와서 맘에 안들지만 오빠님은 귀엽게 나오셨다.


심란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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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데 마냥 좋아할 수 없어 뻘줌한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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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집을 나서면서 오빠님께서는
나 내일 군대가는데 오늘은 스타벅스 커피 먹어도 돼?
라고 최대한 불쌍하게 물으셔서 내마음을 약간 찔리게 하셨다.
그러엄~~ (물론 하나를 시켜 업그레이드 하기는 했다.ㅎ)

맥을 못추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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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것도 본인밖에는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입대전 두려움도 그런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나대로 두번의 낙방으로 인하여 마음이 황폐하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나까지 우울하면 안될거 같아 웃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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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것 치고는 참 밝게 웃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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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님꼐서는 나의 밝은 웃음을 보시고는 내가 좋아라하는 썩소를 날려주셨다.
눈아래 살 파이는 이 표정 내가 젤 좋아라 하는 웃기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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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다녀올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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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잘될거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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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집에까지 걸어오다가
오빠님은 머리를 깍으러 동네 미용실에 가셨는데
빡빡미는 머리를 만원이나 주고 깍으셔서
나는 약간 열받았지만(그러길래 시내나갔을때 블루클럽가서 오천원 주고 깍았으면 좀좋아)
입대전날인데 커트비용가지고 바가지 긁으면 큰싸움이 될까봐
왠일인지 나는 말을 아꼈다.

다음날 모자까지 쓰고 밥을 먹는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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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역국과 스팸을 해주었다.
오랜만에 해준 아침밥인거 같다.


오빠 잘다녀와
나도 사람되서 있을께.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