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죽

by 워네리 posted Jun 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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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금욜부터 시작된 휘곤을  오늘까지 끌고 집에 왔다.

이상한 일은 강남 사무실로 돌아오니까

컴을 쓸수 있어서 주중에도 일기 쓰기가 수월한데

그만큼 주말에 대한 기대감과 금,토 밤의 황홀함이 작아진 것이다.

그리고 노가다 할 때는 주중에 뻗었지만 주말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절대 체력과 기쁨을 자랑 하였는데 (시간이 가는게 아까울 만큼)

이번주에는 주말이 다가올수록 어라~~ 힘든걸~ 싶어졌다.

몸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매주 이렇다면 곤란할 듯.

애니웨이, 그렇게 무사히 주일날까지 한주의 과업을 마치고 집에 되도록 날라 왔더니

감사히(?) 아무도 집에 없고-내가 종종 바라는 고요함 과- 닭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누구랑 같이 먹었다면 그사람이 나를 두번 보기 싫어질 만큼 정말 죽을 마시다시피  입에 쓸어넣고  방에 들어와서 불켜고 잠깐 누운 것은 생각나는데 눈을 떠보니 두시간이 지나 있었다. 제대로 씻지 않고 밥먹고 잠든거라 불쾌해야 정상인데 불쾌는 무슨..

닭죽먹고 자는 2시간 새에 너무 거뜬해진 것이다. 먹으니 당연히 기분도 좋아지고 몸이 잠을 원했는지 까지러져(엄마 표현) 잤으니 더이상 바랄 것이 없는. 이제 씻으면 되지. 찝찝함은 금방 가셨고 맥심 오리지날 블랙에 얼음 이빠이 넣어 마셔주시고 양재천에 나왔다.

시원한 여름 저녁이라 정말 많은 가족들과 아이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는 가운데 역시 나답게 혼자 즐거이 걸어주셨다. 정말 저녁 바람은 시원하였다.

이번주 내내 그토록 바래 마지 않던 행복한 자폐로 한주를 마무리 하게 해주심에 감사하다.

닭죽으로 얻은 회복과 행복에도 감사하다. (엄마 땡쓰~)

때론 그냥 많이 먹고 자는게 약일때가 있다.

몸만 아니라 마음이 휘곤할 때도 그렇다.

사람이 굉장히 주체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별로 그렇지 않고 사실 상당히 휘지컬하고 환경적인 동물이다. 나만 그런가.

또 좋다고 이밤을 지금 안 놓아주면 일주일 내내 징징되겠지.

가라, 주말아. 이제는 주중에도 컴을 쓸수 있단다.

게다가 사무실에서의 시간은 too long이란다..

이 시간은 이리 짦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