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는 나를 너무 잘 안다.
오늘 아침에도 역시 아빠는
쫌 짜증나게 같은 말을 여러번 했다.
계란후라이 먹고가라
계란후라이 먹고가라
나는 아빠를 참 많이 닮았다.
성격, 장점, 단점, 식성,,.
아마 몰라도 아빠랑 같은 MBTI아닐까..
우리는 삶의 굴곡도 거의 같았다.
아빠 사업이 힘들었던 시기는
내가 중학교 때였고 그떄
내인생 역시 완전 암울했고
나는 대학에 오면서
대학부에 오면서 그래도 정상적으로 사는 법을
그리고 사람들하고 사는 법(아직 못하는거 알아.)을 배우기 시작했고
아빠가 세례를 받고(교회는 오래 다니셨지만)
오래 기다리던 사업을 시작하셨고
어설프게나마 가정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지기 싫어하고 나서기 좋아했던 성격이
실패를 겪고
지기는 여전히 은근히 싫어하지만 나서기도 싫어하는
그리고 모험을 두려워하는 성격으로 바뀐것도
같다.
아빠는 아직까지도 내아침을 챙겨준다.
(나는 우리가 도시락 안싼 이후로 아침에 엄마얼굴을 잘 못봤다.
그냥 엄마는 아빠와 내 체질과 달라서 아침에 잘 못일어날 뿐이다.)
빵을 사다놓고 빵이 없을때는
계란후라이랑 밥과 김을 꺼내주고..
식성이 아빠랑 같으니까..
그런데 가끔은 아침에 정신없이 나가는데
매번 아빠는 화장실에 있으면서
밥먹었냐고 물어보고 빵먹어, 후라이해줄까
이런 얘기를 여러번 물으면 좀 짜증이 나기도 했다.
피곤한 날은 더욱.
그런데 오늘 아침엔 조금 놀랐다.
내가 이래저래 늦어져서 어슬렁겨렸더니
아빠가 그런다..
너 뭐 신경쓰는일 있니?
왜?
잠을 설친거 같아서..
아빠는 나를 안다.
나는 아빠와 대화를 많이 하지도 않는다.
아빠는 나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