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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5 22:22

상해 여름

ami
조회 수 1742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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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막지한 여름날의 상해로 돌아왔다.

겁 잔뜩 먹고 돌아왔으나

올해는 왠일인지 그럭저럭 시원하게 보냈다.

보통 10월까지는 더운데 이번엔 9월 되니 쌀쌀해져서 에어컨도 끄고 지냈다. 오 맙소사 기적인가. 하며 임신 막달을 보내고 있었다.

 

 

상해에 와 유일한 베프 재언이와의 만남.

 

 

 

 

 

 

저렇게나 사이좋게 나누어 드시더니

 

 

수족구도 나란히- 했다. 물론 흉내만 내고 스리슬쩍 둘다 가볍게 지나가 다행.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땀 식히는 중. 목욕도 한 사이가 되었다. ㅎㅎ 

 

 

올해 상해는 비도 많이 오지 않은 것 같다. 되려 한국이 많이 온 듯. 

 

 

혜빈인 정말 다 큰 처녀같다.

 

 

하지만 아직도 미끄럼틀에서 내려오기 전엔 송충이 눈썹을 하고 "위험할꺼 같애"  (아주 최근엔 나아졌다.)

 

 

오늘도 재언이 만나러 가는 날 ♪ 살다보니 코 밑에 점이 또 하나 생겼다. 흑임자 껍데기인줄 알았는데 닦아도 닦아도 안져서 보니 어느새 점이 두개.

 

 

재언이를 애타게 기다렸다.

 

1315224417.jpg         

 

반갑다고 악수도 하고 안아주는 것도 좋지만 쫌. 오래갔으면ㅡ (돈까스 먹으러 가서는 어찌나. 욕심을 내던지. 갈대같은 폭풍감정변화에 재언이는 늘 당황)

 

 

그렇게 재언이와 안녕- 인사를 하고 강 건너로 이사를 왔다. 왜 임신 막달즈음만 되면 이사를 하는지. 계약 기간도 이번엔 6개월이나 더 늘렸는데

겨울 여름 할 것 없이 배만 불러오면 이사를 했다.

 

         

 

꼬박 2주동안 밤낮으로 정리를 하고 이젠 마음이 후련했다. 생전 몸이 그렇게 붓지 않았는데 피곤했는지 2주 동안 손가락 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오뎅처럼 퉁퉁 부어있었다. 한숨 돌리니 혜빈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먹을 것도 좀 해주고.

 

 

약속대로(물론 내가 일방적으로 한 거지만) 꽃시장에 가서 물고기 15마리를 사왔다.

 

 

시신 치울 사건을 대비해 가장 조그마한 녀석들로 잡아왔는데 사랑한다고 어항을 끌어안고 좋아하던 혜빈.

 

 

다음날 아침이 되니 물고기 10마리였나 13마리였나가 이미 저 세상에 가 있었다. 물에 약을 몇 방울 더 넣었다고 약물 중독으로.ㅠ 

 

 

사후처리해 주신 아빠는 속이 미식거린다며ㅎㅎ 예배를 갔는데 죽음에 대한 감이 전혀 없는 혜빈양 표정이 왜

 

 

 

 

매일의 시간들이 그렇게 흐르고 있었다.

아주 작은 사소한 일상들이 나와 혜빈이의 관심사였고 즐거움이었고 기쁨과 감사였고 행복이었다.

 

그런 딸이 코코ㅡ 잠이 들었다.

 

살포시 잠든 혜빈이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한 부채질을 하며 혜빈이 숨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는 이 여름밤이 참 감사했다.
하늘거리는 머리칼도 보드라운 혜빈이 살결도 통통하게 올라온 볼살도 손등에 쏙쏙 들어간 보조개 네개도.
그 작은 두손을 예쁘게 포개어 기대 잠든 모습이
무엇이 그보다 더 아름답겠니.
우리딸

가만가만 듣고있는 혜빈이 숨소리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전날 여기저기 넣어둔 친구들을 깨운다. 전날 까지만 해도 쉿- 조용해 에이프릴이랑 고양이가 코코해- 그랬지만

어느새 일어나 아침이야- 하며 하나씩 일으켜 세우고는

 

 

조용해서 보면 열심히 책을 보고 있다. 기어다닐때도 아침에 조용해서 보면 저렇게 한참을 구석에서 열공 중이시고 매일 책 읽어달라고 졸졸졸 

따라다니셔서 커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진 아주 바람직하군. 했는데 원래 아이들이 저맘때 그렇게 책을 좋아하다가 글이 많아지고 스스로 읽어야

하는 때가 오면 책을 아주 쳐다도 보지 않는단다. 그때 바로 잡아주고 그 습관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게 관건이라는데 호호

역시 그녀는 매일 그림만 열심히 보고있었던 거다. 크크

 

 

아빠랑 함께하는 가장 행복한 시간. 

 

 

내가 임신하고 배가 불러오니 혜빈이 목욕은 아빠와 수영타임으로 변했다.

 

 

피융피융 신나게 물총을 쏴대는 혜빈

 

 

목욕하고 나면 항상 엄마 아기오리 왔어요 하고 뒤뚱뒤뚱 걸어나온다

 

 

         

 

오늘은 까르푸갔다 우리 모두 지쳐 헥헥 당근쥬스 한잔을 원샷하고는

 

1315227083.jpg         

 

팔자좋게 누워 배를 퉁퉁 튕긴다. 옆집 아저씨처럼.

하지만

 

 

이래뵈도 엄마 설거지 하는거 보고 똑같이 따라하고

 

 

엄마 발톱은 초록인데 혜빈이는 없다며 페디큐어도 원하는 천상여자

 

 

내 생애 이런 날이 이렇게나 빨리 올 줄은. 딸아이 발가락에 핑크색 발라주는!

 

 

 

오늘은 재언이네 놀러갔다. 우리집 아파트 수영장 놔두고 꼭 강 건너까지 가서 노는건 무슨일. ㅎㅎ 이사오고 나니 매일같이 전 동네가서 논다는. 

근데 온몸을 허옇게 썬블럭으로 덮은 혜빈이를 보고 놀란 재언이는 그녀에게 오지 않았다. 미안해라ㅜ

 

 

결국 아빠랑 놀게 된 혜빈

 

 

혜빈인 재언이가 좋아

재언이는? 후후

 

 

집으로 갈 시간

 

 

재언이 방에 있는 둘을 살며시 들여다 보니, 귀연 녀석들 무슨 얘기 중이니

 

 

 

 

무럭무럭 자란 혜빈이를 보면 물어보신다. 얘는 동생 볼 준비가 됬나요

글쎄요. 모르겠어요 아직. 맨날 동생 보고싶다 그러고 우유도 주고 안아준다고. 사랑한다며 배에 뽀뽀도 잘해주는데 아직 실체가 눈 앞에 없어

개념이 확실히 없는 것 같아요. 그 때 머릿속을 스치는건 혜빈이가 인형을 사랑스럽게 안고 있다 순간 내 팽겨치는ㅡ 공포스런. 그럴린 없겠지.

 

 

발가락 사이 여덟군데를 하나하나 집념을 가지고 살피는 혜빈. 

 

 

그렇게 세심하고 깔끔하게 동생도 잘 돌보아 주렴ㅡ

엄마 아빤 그래도 혜빈이가 최고야. (이 대사를 정말 많이 주입하라고 하던데 ㅡ_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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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ona 2011.09.10 22:21

    둘째는 언제 예정이야?? 쌍둥이도 발가락 사이에 먼지들 뺐는데;; ㅎㅎ 요즘엔 안그래- ㅋㅋㅋ 건강하게 순산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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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i 2011.09.12 15:50

    다다음주가 예정일이예요 27일.

    고마워요 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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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uston 2011.09.14 16:00

    포스팅한 거 볼 때마다 우리 부부의 딸을 향한 간절함이 더해간단다;;;

    동생을 발가락 사이 청소하듯이 꼼꼼하게 잘 돌봐주렴 이라니! ㅋㅋㅋ

    오호 예정일이 정말 얼마 안남았네 +_+ 기도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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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i 2011.09.15 19:58

    인물 훤한 이안이 부러운데요

    나도 뽀오얀 아들을 낳을 수 있으려나~ 유전자가 그렇게 하얗질 못해서.

     

    ㅎㅎ감사해요~ 이번에도 은혜로 지난번 처럼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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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guz 2011.09.23 11:00

    따뜻한 사진과 글에.. 난 혜빈이 팬~^^

    아름다운 가정의 모습. 우리도 소망하게 되네요~

    특히 혜빈이를 바라보며 그녀에 대해 세심히 분석하고 알아가고 마음을 헤아려보는 그 사랑이 대단합니다.

    그 사랑 받고 있을 남편님과 뱃속의 아이도 행복하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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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i 2011.12.15 20:28
    오빠네 부부 러시아 가세요???
    저희 신랑친구네 부부도 러시아 주재원으로 계셔서 놀러가기로 했었는데
    언니가 임신하는 바람에 오스트리아랑 체코로 행선지를 옮겼지요.
    너무 낭만적이예요! 러시아라니!!! 바버 오브 사이베리아(러브 오브 시베리아)보며 가슴이 저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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