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마카오

by ami posted Aug 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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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남편님 갑작스레 잡은 휴가였다.

스노클링하고 싶어ㅡ 혜빈이한테 물고기랑 거북이도 보여준다고 약속했는데!

세부를 갈까 안되면 어디라도 동남아! 그랬는데 결국 가까운 홍콩으로 가게 되었다.

전날 뱅기 알아보고 호텔 알아보고 고고! 그나마 중국여행사로 알아보니 자리가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비행기타고 고속열차타고 들어가는 중

고디바 비스켓에 빠진 혜빈.

여행 내내 호강했다. 그래서인지 다녀와서는 열이 좀 났다. 이상한걸로 배 채우고, 가는 곳 마다 에어컨이 심해서 였나. 

 

 

 

다 먹었다ㅡ 

 

 

와우 페닌슐라 도착! 여얿은 코발트색 건물이 정말 예쁘다 했는데. 사진에선 전혀 느낄 수 없군.

사실 홍콩가면 예쁜 사진들도 찍고 그러고 싶었는데 애 딸린 32주 임산부다 보니 똑딱이 들고다니며 대략 찍기에도 바쁘다. 무엇보다 남편에게 눈치보인다.

(아니 저걸 꼭 저렇게 찍어야 하나 하며 무료하게 기다리는 그대의 눈빛은 더없이 따갑다)

 

 

 

미슐랭 별 3개 반짝이는 딤섬집 도착, 입에서 녹는 딤섬을 어찌할 줄 모르며 흡입ㅡ 그녀도 배가 부른지 차로 마무리. 

 

 

아이와 다니니 여지없이 서비스 상품이 ㅎㅎ 

 

 

 

호텔로 돌아오니 반가운 곰돌이가 쵸콜릿과 함께 우리를 맞는다. 

 

 

 

반얀트리 갔을 때는 존슨앤 존스 목욕용품을 주던데 여긴 무스텔라를 주니 그래도 좀 다른건가요- 했는데 왠 때아닌 치발기와 턱받이;

 

 

 

체크인하고 나면 금새 늙으막한 아저씨가 차도 가져다 주는데 정말 좋았다. 몬가 홍콩스러워!

사실 언니들 옷이 정말 예뻤다. 클래식한 아이보리와 까망, 주름치마와 리봉달린 아주 적당히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유니폼은 페닌슐라를 더 빛나게- 했다.
 

 

 

잠든 혜빈을 뒤로하고 당신은 호텔 및 홍콩 연구중 

 

 

아무도 찍어주지 않는 사진을 난 무심한 셀카로

 

 

로비의 애프터눈 티가 정말 유명하다는데. 첫 애프터눈 티 파티가 여기서 열렸었다나. 

 

 

 8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테이블 세팅과 맛. (좋기도. 실망스럽기도. 알아서 해석하시길.) 무엇보다 차의 온도에 굉장한 불만이 있었다.

호텔 내 모든 스텝들의 서비스에 대 만족하고 있었는데 로비에서 애프터눈 티 서빙은 정말 기계적이고 정신없었다.

사람들도 줄서 기다리고 하루종일 너무 시달려서 인가. 은식기들이 쨍그랑쨍그랑 식탁에 던져지고 다 식은 숭늉같은 차가 채워졌다.

 

 

두 세트를 주문했는데 혜빈이도 몇입 먹다 포기. 상해에서 위타드를 가서 먹은들 이보다 만족스럽지 않겠는가.
 

 

       

 

수영이나 하러가세 

 

 

수영이란 말에 몹시몹시 들뜬 혜빈.

 

 

튜브나 안전조끼 팔튜브 등 다 해봤는데 아무 것도 없는걸 가장 좋아했다. 왜 일까. 불편하고 자기 맘대로 몸이 안 움직여지니 더 위협을 느꼈나보다.

 

 

그저 아빠 품에 안겨 둥둥둥 하기만 했따. 수영장에서 보이는 야경은 정말 괜찮았다.

간단한 스낵도 주문 가능한지 어른들은 앉아계시고 애들은 수영하는 팀이 몇 보였다.

 

 

대학교 1학년때부터 정말 와보고 싶었던 필립스탁이 디자인한 펠릭스 바. 드디어 온건가. 했는데 10시 이후 아이는 입장 불가로 갈 수 없었다.

신랑은 좀 있다 오라는데 임산부 혼자 높은 bar에 앉아 뭘 하라는 것인가.ㅠ

하지만 진정 아줌마가 되었는지 서운하거나 그렇진 않더라. 아무생각없이 방에 가서 우리모두 함께 수박먹고 이닦고 잤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것 보다 무엇이 더 소중하겠는가. 후후 

         

 

다음 날이 밝았다.

 

 

침사추이를 떠나 배타고 센트럴로~ 

 

 

배를 타고 섬을 오가는 홍콩사람들이 대단하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매일 출퇴근을 하며 바다냄새를 맡기도 하고 아침마다 무슨 생각을 할까.

 

상해에서 한번도 안 탄 이층버스를 홍콩와서 탔다. 마음가짐이란 정말 중요한지 대기오염 속 이층버스 탑승을 거부하던 남편님도 관광객이 되었다.

 

 

피크트램을 타러 도착!

 

 

홍콩에도 트램이 있는데 여긴 빅토리아 피크로 오르는 급경사를 트램타고 즐길 수 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정말정말 신기하고 재밌었다.

우리는 홍콩섬과 구룡 반도만 잠시 구경했지만 높고 험준한 그 특이한 지형에 속속들이 높은 아파트나 건물도 정말 알차게도 짓고

정말정말 좁은 곳에 수많은 쇼핑몰 건물들 그 사이사이에 휘감겨있는 고가도로와 차들 트램 그리고 정말 인상적이었던 건

차도 중간중간에 언덕길 중간중간에 혹은 어딜가도 정말 무성한 나무나 식물 덩쿨들이 많았다.

 

 

바다 냄새도 나고 엄청난 풀과 나무가 아열대 기후임을 보여주는 넘치는 에너지. 정말 이국적이야! 를 계속 외쳤다.
사실 내가 홍콩 영화를 참. 좋아해서인지 홍콩 가는 곳 마다. 간판 마다. 낡고 비좁은 아파트들을 볼 때 마다 로맨스가 가득할 것 같은 환상이 있었다. +_+ 

 

갑자기 영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이상하군. 아아 옛날이여(영화 한편 집중해 보기 힘든 삶이여)

 

 

 

진경언니에게 추천받은 맥심. 딤섬을 열접시 넘게 시켰나. 왜 이렇게 많이 시켜? 라는 남편님 질문에. 급 당황한 난. 아니 먹을라고. 당근 다 먹었다. 

 

       

 

혜빈이도 열심히. 그러나 남편과 혜빈이는 나의 계속되는 딤섬 사랑에 몹시 지쳐했다.

 

 

오빠들이 자동차 경주를 하는데 그녀가 신났다. 빙빙 돌며 쫓아 뛰어 다니다 스텝에게 3번이나 너 몇살이니 등록할래 질문받았지만 틀림없이

광동어였거나 영어였기에 계속 못 알아듣고 도망다니는 혜빈이를 겨우 끌어 냈다.

 

 

끌어내 유인한 곳이 바로 빵집. 비상식량 구입하고 배타러 간다.

 

 

 

아름다운 홍콩을 떠나 한시간 남짓 퍼스트 페리를 타고 마카오로 향했다. 짧은 시간동안 비행기 고속열차 배 이층버스. 탈 것 좋아하는 혜빈이만 신났다. 

 

 

 

마카오 베네시안에 도착했다. 척박하고 선한 것이 하나 없어보이는 마카오는 정말이지 실망스러웠다.

 

 

한국에서 비가 많이 왔다는 뉴스를 처음보며 남부순환도로와 우면산의 모습을 보고 경악하는 중. (한국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한국 채널이 몇 나온다.)

 

 

아니! 이게 그 환상적으로만 보이던 베네시안 곤돌라 란 말인가!!!!!!!! 말도안돼. 난 차라리 롯데월드를 가겠어. 세상에 

 

베네시안 리조트 자체가 매우 삼류스럽다. 식사할 만한 곳도 없고 모든게 너무나 어설프기 그지없다! 모야!!!

분위기도 쾌쾌한 담배냄새와 카지노장 일 뿐.

 

 

뭔가 맛나고 신나는게 없을까 하고 둘러보고 뒤져보러 갔다. 혜빈이는 시작은 저렇게 했으나 결국 리콜라 하나 집어 들고도 매우 신나하며 나왔다.

 

 

 

욕조에 물만 받아도 신나 흥분하는 어린이.

 

 

아빠랑 드디어 수영에 돌입하셨고

 

     

 

천상 엄마의 임무를 다 해야하는 난 오늘의 설거지를 마치고 셀카. 후

 

 

에어컨이 너무 추워 혜빈이 옷을 입히고 또 입히고. 잠든다 잠든다 잠 든 다. 

 

 

날이 밝았다! 꼬끼오

그럭저럭 아침부페를 잘 먹고

 

 

기다리던 수영장 입성!

 

 

썬블럭을 단단히 바르고 

 

 

아하- 좋겠구나 

 

 

딸래미와 여행와서 사진한장 기념으로 찍으려 했으나 실패

 

 

 

이게 그나마 여행중 유일한, 우리의 오랜만에 찍은 가족사진. 흠.

 

정신없이 서둘러 곤돌라를 타러 갔다가 홍콩으로 넘어갔다.

(곤돌라 가격은 꽤 비쌌는데-1인당 거의 2만원? 난 거기서까지 어설픈 발음의 마법의 성을 듣고 싶진 않았다)

 

 

 

모든게 답답한 베네시안에 있다가 홍콩으로 돌아오니 우리모두 다시 행복 모드로 바뀌었다. 심지어 페닌슐라가 집 같은 안정감까지 느꼈다.

 

 

혜빈이는 어딜가나 앉기만 하면 발가락 사이사이의 먼지들을 털어낸다. 호텔 로비에서도 말이다. 정말 챙피해  >_<

 

 

공항에서도!

 

 

 

정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집으로 왔다.

 

파이널 세일이 한창인 홍콩에서 이쑤시개 하나 사오진 않았지만 진짜 홍콩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듯.

 

사진 퀄리티는 대략 이 모냥 이라 아쉬운 점도 많지만

홍콩에 가득할 빛바랜 로맨스의 자취와 흔적. 왕가위 영화의 그 색깔들. 맘껏 담으러 구석구석 돌아보며 카메라를 들 자유로운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