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sbs 연애시대 홈페이지 >
이거야 뭐 공감해서 별로 좋을 것 같지 않은 드라마가 요즘 내 주변에서는 초공감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이 사람들 아닌 것 같으면서도 다 소심염세였구나-
그만큼 '연애' 와 '의사소통' 과 '엇갈림' 등등에 다들 관심과 경험이 있는건가.
이 드라마는 50%는 제작진이 만들고 50%는 시청자들이 자기 경험을 버무려 스스로 만드는 것 같다.
('네 멋대로 해라'와 완전 다름. 연애시대 : 네 멋대로 해라 = 레시피 : 3분 요리)
내 경우에도 나의 과거&생활과 버무려 매우 괴로워했음 ㅋㅋ
난 슬쩍슬쩍 들려오는 감우성의 대사에 매우 감정이입되어 (나이든 투덜이) 다운받아 보기 시작했는데, 총 16시간 중 거의 14시간을 독서실에서 봤다. (10시간 정도 내 자리;; , 4시간 화장실?) 아이팟 만세- (이왕 이럴 거 드라마 할 때 TV로 볼껄)
첫 소감은 역시 일본소설이구나. 사람들이 전체적 줄거리보다 더 좋아하던 순간순간의 대사들도 그렇고, 이런저런 에피소드들도 그렇고-
그래도 첨엔 드라마 작가가 원작소설을 그냥 타이핑하고 돈받나 싶었는데(타이핑 알바냐) 오늘 교보문고에서 연애시대 책을 잠깐 뒤적거려 봤더니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 드라마 장르에 맞게 많이 바꿨더라.
원작은 좀 더 터프하다고 해야되나- 확실히 쎄다.
예를 들어 극중 오윤아와 잔다던지;; 제일 놀랐던 건 감우성의 두번째 결혼식의 주례를 손예진이 본다는 거!!(이거 완전 쇼킹!! 이거 이대로 드라마 만들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일단 손예진의 '눈물송' 장면은 없었겠지) 반면 마지막회에 아버지가 전화상담하다가 대놓고 격려(?)하는 장면은 원작에서는 소심하게 몰래 하는데 드라마가 더 터프하게 바꾼 점도 있지만.
연출이나 배우들이 제 몫을 한 것처럼 각본씨도 제 역할을 다하셨더만-
아무튼 감우성 같은 남자 - 원포인트 친절에는 매우 강하나 진심을 말하는데 익숙치 않고 혼자만의 생각이 많아서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남자(지 삶이 추리소설인지 반전을 만들고 다니는 남자) 와 사귀는 or 결혼하는 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음.
최대의 단점은, '결국, 알 수 없다' 그런 사람은 그때 그때 다르다. 그래서 끝까지 확신을 주지 못한다. 연애를 하다보면 내 자신을 내가 규정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에 비추어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저쪽을 모르겠으니 자기 자신도 잘 모르겠어지면 그땐 곱배기 최악이다.
'처음이라 그렇고, 더 지내다 보면 알 수 있겠지(차차 나아지겠지)'는 생각은 안하는 게 좋다. 그런 사람은 그냥 그렇게 생긴 거다. 뭐 차차라는 게 한 3-40년을 생각한다면 모르겠지만
(근데 또 웃기면서 괴로운 문제는 고쳐지는 사람도 있다!! 꽥. 그야말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운 말씀을 살짝 바꾸자면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안다는 것!! 완전 꽁기꽁기!!.)
내가 이 얘기를 왜 이렇게 흥분해서 길게 쓰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쓴 게 아까워서 마무리까지 더 쓰자면;; 그런 사람에 대한 (내가 아는) 대처법은 두 가지.
네 멋대로 해라에서 공효진의 대사처럼 '니가 믿는 게 뭔줄 아냐?? 속는 줄 알면서도 끝까지 무조건 믿어주는 거, 그게 믿음이다' 를 실천하는 것. (헌신이다..)
아님 연애시대의 드라마에서처럼 서로가 없으면 못산다는 걸 (둘 다) 절실히 깨닫는 것(요게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건데 작가와 찡- 통해서 기뻤다.. 으하하- 하긴 다들 아는 건가;;)
그 어려운 걸 드라마에서는 생략 or 미화했음- 손예진이 그 성격에 그 소중한 사람이랑 얼마나 힘들었으면 헤어졌겠누. (살짝 나옴. 왜 헤어졌냐는 질문에 대한 손예진의 대사)
쯧쯧.. 하긴 그 과정을 다 보여줄려면 아침드라마가 되겠지만
그리고 이상해 하는 사람도 있더라만 많은 남자들은 과거의 추억을 빼고 사람 자체만 본다면 손예진보다는 문정희(그 궁중요리사) 타입을 좋아하지 않느뇨-
대충 3 : 7 , 후하게 줘도 4 : 6 정도로 문정희 승-
뭐 긴 생머리를 좋아하는 단순한 취향과 일맥상통하니 어찌보면 일관성 있지 ㅎㅎ
그리고, 문정희가 그렇게 쉽게 물러나는 게 작위적이란 말도 있던데, 분명 그런 사람들도 있더라- 진짜로-
아, 공형진은 원래 초일류라 치고 이하나(손예진 동생) 능청연기 최고!!
아무튼, 결국 자살한 원작작가의 삶의 태도를 적극 반영한 마지막회 하며, 이혼을 점점 쉽게 여기는 세태하며 교회가 다빈치 코드와 붉은 악마의 악마뿔에 대해 그렇게 열렬히 반응해서 오히려 젊은애들 전도하기를 힘들게 하기보다 스물스물 들어오는 인본주의(이런 걸 인본주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그야말로 큰 틀을 가지고 계획을 짜야하지 않을까...는 생각.
막 드라마 무지 재밌게 봐놓고선 비판하고 있음 ㅋㅋ
(너의 아이팟 만세! 아- 내 아이팟은 끊을수 없는 친구)
이 때 나는 구리구리동근이달고닥터깽에 빠져서 아아- 너무 좋았고나.
나는 소심염세말고 달고같은 사람 1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