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훈련소에 들어가 있는 때 시작해서 처음부터 밀려있던 아일랜드를 지난 주에야 다 봤다.
아- 정말이지 오만가지 감정이 뒤섞여서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그냥 간단하게 스토리를 요약하려면 진짜 어이없다.
입양, 고아, 동성애(이건 잠깐), 형제간 사랑, 임신중 바람, 이혼, 동거가 버무려졌다-_-
근데 이게 참 간단치가 않은 찌릿찌릿- 이 있는거지..
처음에는 상황은 없고 대사만 튀어서 느끼하고 좀 그랬는데 갈수록 스토리에, 상황에 대사가 녹아들어가서 찌릿찌릿-
같은 작가, 같은 PD에 출연진도 겹친(이나영!!) 네 멋대로 해라와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 네 멋대로 해라는 슬램덩크 같았다. 아름답고 행복한 판타지.
슬램덩크에서 주인공들은 고등학생 (그것도 우리보다 결코 낫지 않은 일본의;;) 인데 플레이는 NBA급이다. 강백호의 예전의 방황기는 딱 한번 나오고(감독 쓰러졌을 때 회상씬ㅋ) 현재의 열정이 중심이듯이,
네멋에서도 복수(양동근)의 어두운 시절은 완전 꼴랑 한번 나온다. 1회에서 전경(이나영)의 지갑 훔치는- 그 뒤엔 정말 세상에 이럴 수가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반면 아일랜드는 리얼(만화제목임)처럼 구질구질한 세상에서 뒹군다. 이것도 또다른 의미의 판타지에 가깝지만 아름다운환상이란 별로 없다.
주인공들은 네멋보다 훨씬 고집스럽다. 이기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자기중심적이다. 남을 좋아하는 것도 자기중심적으로 좋아한다. 그래서 주인공간에 끊임없이 갈등이 있다. 싸우는 갈등은 아니지만 고집은 안 꺾는다.
(네멋에서는 주인공간의 갈등은 없다. 둘이 뭉쳐 세상이랑 싸운다. 하긴 여기서의 주인공도 고집스러운데 그 둘간의 고집이 같은 방향이라 갈등이 없는 것 같기도;;)
나로서는 네멋은 그렇게 살고싶은데 살 수 없는 드라마이고, 알랜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살 수도 있는 드라마로 다가왔다;;
작가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사랑이 가족이나 관습이라는 압력속에서 어떻게될지 써보고 싶었다는데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위험한 것 같다;; 네멋 시절부터인정옥 작가는 "어른 세대가 만들어놓은 가치에 연연할 필요 없다. 이미 만들어진 가치가 좋은 것이었다면 지금 20, 30대가 이토록 상실감에 허덕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왔으니까-
근데 문제는 내가 작가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데 드라마만 보면 무지 맘에 들어 정신을 못차린다는 거.. >.< 흠.
한 10회 정도-까지 볼때는 '그래도 나에게 최고의 드라마는 네멋이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끝까지 본 지금은 좀 삐까삐까다. 감정이 좀 사그라들면 아무래도 네멋으로 갈 확률이 높지만;; 네멋은 감정을 막 붕 뜨게 업시켰는데, 이건 망 기분이랑 생각이랑 헝클어뜨린다. 뒤죽박죽.
저녁시간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잡담도 하고 가끔 한 회씩 빼먹기도 하고 하면서 볼 드라마는 정녕 아니다.-_- 완전 16시간짜리 영화라고 생각하고 봐야되지 않을까..
아, 그리고 또 하나 이나영의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아싸-) 연기 자체야 비슷하지만서도 여태까지는 계속 학생(혹은 그 또래)의 역을 주로 했는데 이번에는 직장인&20대 중반의 역을 했는데 매우 잘 어울렸다. 음하하- 한 단계 올라섰다는 것이지- (스타일도 캡이었고, 가까운 사람이 하면 좀 부담스럽겠지만)
물론, 아래사진 같은 이나영도 캡이다!!

아, OST는 진짜 짱이다. 짱이다. 짱이다.
마지막 회. 막상 볼때는 그냥 총 정리다 싶어 붕 뜬 느낌이었는데, 작가의 의도는 '결국 4명의 인물들은 자신의 어릴적 상처를 알아봐주고 보듬어주는 사람에게 갔다는 내용'이란다. 멋지구리구리.. 흑흑 ㅠ.ㅠ(밑의 사진)

이 사진, 좋다.

강국과 중아 요약판-

정말 안타까우면서 차라리 잘됐어싶던 이혼 결정 장면- 이때까지 서로가 얼마나 참았는지..

이혼 후의 만남에서-

엔딩장면들 모음- 이것도 참 매회 끝날 때마다 참 좋았었는데-

편집장면들.




작가의 생각. 마지막 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