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yes24)
자- 이번에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소설이라 해야 할까 에세이라 해야 할까 실제 자신의 결혼생활에 바탕을 두고 픽션을 약간 가미한 작품이 맞는 듯하다. (인터넷 서점의 소개와 책 뒤쪽의 소개가 다르기 때문)
에.. 뭐랄까 내가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안좋아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게, 이 사람 책은 자꾸 손이 가서 꽤 읽었거던..;;
냉정과 열정사이,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낙하하는 저녁, 반짝반짝 빛나는, 호텔선인장, 이번에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까지 6권인가-
예전에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고 나서 (당시 rosso에는 별로 공감&감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 책이 서점에 있으면 조건반사 식으로 '어 가오리다 ->사지는 않고 그냥 후딱 읽고 내려놓음' 했었다. 의식은 싫어하는데 무의식은 좋아하나??
그래도 바나나 보다는 내 감성에 맞지만, 이 사람의 소설 밑바탕의 감성은 좀 그렇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하루키 작품의 주인공의 느낌이 '강인한 분리'라면 가오리 작품의 느낌은 '고집있는 고독' 비슷한.. 그러니까(음..음..;;) 전자는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식인데 (그러니까 세상으로부터 별 인기는 없는 사람이다..;;) 후자는 '주는 건 (왠만하면) 받고 주고싶을 때만 주자' (결국 뭔가 인기가 있어 받을 거는 받는다!!버럭-)뭐 이런 분위기-_-
뭐 물론 개인적으로 느끼는 거니까 남들은 공감이 안될 수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읽으면서는 마음이 알싸-하고 읽으면서 그 좀 숨을 덜 쉬게 되는 느낌이 있다.. -_- (이상한 방법으로 긴장하고 숨막히게 된다는 소리;;) 그리고 읽고 나서 다시 세상으로 돌아올 땐 부루마불에서 한 2000만원 벌었다가 다시 2만원 있는 현실로 반쯤 돌아온 둥두루둥 느낌..
근데 이번 책은 매우 맘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읽었었던 '울 준비는 되어있다'가 별로 안 와닿아서였는지 예전보다 훨씬 안 땡긴데다가 제목이 나의 반응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어랏- 의문형이잖아. 나의 주말이 몇 개냐니.. 뭔 소리야, 투덜!!' 이런 식이었기 때문에 초반 점수가 많이 깎였는데,
(부연설명 - (딴 건 쉽잖아 '냉정과 열정 사이 하면 아- 냉정과 열정 사이로군..;; 하며 그 의미도 곱씹고 말야.. '울 준비는 되어있다' 그럼 아.. 울 준비가 되어있군..;; 하면서 나도 읽기 전에 좀 긴장한다든지.. '낙하하는 저녁' 그러면 아- 저녁이 낙하하는 것일까 무언가가 낙하하는 저녁일까 책을 읽으면서 알아보자- 라든지..)
읽어본 후에는 '호텔 선인장'을 제치고 내가 좋아하는 가오리 책 1위에 등극- (짝짝짝~)
내용이 착하다. 작가가 작가인지라 참 착하지는 않지만;; 여태까지에 비해서는 훨씬 착하다. 그러니까 자기 책의 주인공보다는 가오리 자신이 좀 더 착한 것이지.. 음.(괜히 내가 다행)
그리고 핑크빛 러브러브- 사랑이 넘치는 신혼생활(결혼 후 2-3년 경에 쓰여진 것들임) 이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끝까지 이사람과 함께 간다는 생각은 안한다고 말한다. 그건 결과적인 것이고 그때그때 결정하며 찰나적이고 싶다고-) 결혼은 struggle이다. 만신창이다. 라는 말이 있음에도 지금은 이사람이 전부란 느낌은 좀 난다.
뭐, 읽다보니 결혼도 괜찮은 것도 같고- ㅋㅋ 난 책읽고 나서 결혼하고 싶단 마음이 3%에서 5%로 올라가던데 남들은 어떨찌-
암튼, 너무 책이 보고 싶어서 간 서점에서, 이 책 저 책 보다보니까 삭막해진 마음에 너무 소설나부랭이가 읽고 싶었었는데 이거 읽고 퍽퍽하던 마음이 좀 찌릿찌릿 해졌으니 enough.. enou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