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yes24)
intro - 오- 6월에 쓰고 안 썼단 말이지..;;
이 책, '다빈치 코드' 의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출판은 이게 늦었지만, 원래 시간상으로는 이걸 먼저 쓰고 다빈치코드를 썼다. (브라운 행님이 말이다.)
아직 다작(多作)을 한 작가가 아니어서인지, 스타일이 매우 흡사하다. (예상 시나리오-> 일단 이소설(천사와 악마)를 써보고 좀 더 갈고 닦은 다음 회심의 일타 다빈치 코드...날림) 도입부는 거의 같고, 등장인물 스타일이라던지(주인공 남자는 동일인) 뭐 추리소설이니 반전이 있는 거야 당연에 가까운데 다빈치 코드보단 이 책이 반전이 훨 많다.
내용은 절대요약하면 과학의 신봉자들 vs. 교회(카톨릭)의 전쟁. 더 설명하자면 스포일러..;;
부분부분 억지스러운 점도 있지만- 봐줄만하다- 추리소설의 미덕인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든' 점에 충실한 듯.. ㅎㅎ
아무래도 다빈치코드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도 '위험한 사상'을 담고 있는지 궁금할텐데, 사상적으로는 한 발 덜 나갔고, 사건상으로는 한 발 더 나갔다.. ㅎㅎ
개인적으로 교황청을 비롯한 카톨릭계가 댄 브라운을 어떻게 볼지 궁금하기도 한-_-
책 중에서 극중 교황의 궁무처장의 연설부분이 매우 맘에 들어 여기 옮긴다(좀 길다). 내용상 카톨릭이 아주 엄청 매우 심하게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적(일루미나티)과 인류전체에 고하는 교황청의 입장이다. 아무래도 교황쪽 입장이니 약간 그쪽을 미화하는 부분도 있지만-역사부분-(연설후 그는 스타가 된다. 모르타티는 신부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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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티에게, 그리고 과학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이 말을 드리고자 합니다."
궁무처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당신들이 전쟁에서 이겼습니다."
이제 침묵은 성당의 깊은 구석까지 퍼져나갔다. 모르타티는 자신의 심장이 절박하게 뛰는 소리가 들렸다. 궁무처장이 말을 이었다.
"바퀴는 오랫동안 굴러왔습니다. 당신의 승리는 피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보다 과학의 승리가 분명했던 때도 없을 겁니다. 과학이 새로운 신입니다."
'지금 무슨 말을 떠들고 있는 거지! 궁무처장이 미쳤나? 온 세계가 이 방송을 볼 텐데!'
모르타티는 경악했다.
"의약, 전자통신, 우주여행, 유전자 조작..... 이제 이런 것들이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말하는 기적입니다. 과학이 우리에게 답을 줄 수 있는 증거로서 받아들이는 기적은 이런 것들입니다. 티 없이 순결한 개념, 타오르는 덤불, 갈라지는 바다 같은 얘기는 더 이상 상관이 없습니다. 신은 구식이 되었습니다. 과학이 전쟁에서 이겼습니다. 우리는 인정합니다."
혼란과 당황스러운 웅성거림이 성당을 메웠다.
"하지만 과학의 승리는 우리 모두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호되게 그 비용을 지불하였습니다."
한층 강한 어조로 궁무처장이 말했다.
침묵.
"과학은 질병의 비참함과 고역을 줄이고, 우리의 즐거움과 편리함을 위해 다양한 기계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더 이상 경이로움이 사라진 세상에 우리가 남겨진 것과 같습니다. 석양은 파장의 길이와 주파수로 그 신비로움이 퇴색되었고, 우주의 복잡성은 수학 방정식으로 쪼개졌습니다. 심지어 인간으로서 우리 가치도 파괴되었습니다. 과학은 지구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거대한 구조 속의 의미없는 한 알갱이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우주의 우연한 산물이라는 것이죠."
궁무처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
"심지어 우리를 단일화시킨다고 약속하는 기술이 우리를 갈라놓습니다. 이제 우리 개개인은 세상과 전자통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심한 외로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폭력과 분할과 분열, 그리고 배신으로 공격받습니다. 회의론은 미덕이 되었습니다. 냉소주의와 증거를 요구해대는 지성은 깨어 있는 사고처럼 받아들여집니다. 인간 역사상 지금처럼 인간이 의기소침하고 좌절을 느낀 경험이 있습니까? 과학이 신성한 뭔가를 쥐고 있습니까? 과학은 자궁의 태아를 감별해서 답을 찾습니다. 과학은 우리의 DNA를 재배치할 것을 가정합니다. 의미를 찾아 좀 더 작은 조각으로 신의 세계를 분쇄합니다...... 하지만 과학이 발견한 모든 것은 의문투성이로 가득 찼습니다."
"과학과 종교 사이의 오랜 전쟁은 끝났습니다. 과학이 이겼습니다. 하지만 정당하게 이기지 못했습니다. 답을 제시해서 이긴 것이 아닙니다. 너무 급속히 우리 사회를 바꾸어 놓아서 이긴 것입니다. 우리가 한 때 길잡이로 여겼던 진실들이 이제는 부적당해 보이는 것입니다. 종교는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과학의 성장은 기하급수적이니까요.
과학의 성장은 바이러스처럼 그 자체를 키웁니다. 모든 새로운 돌파구가 다른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 문을 열어놓습니다. 인류가 바퀴에서 자동차로 진보하기까지는 수천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겨우 몇십 년 만에 과학은 자동차에서 우주로 진화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몇 주에 한 번씩 과학의 진보라는 것을 봅니다.
우리는 통제를 벗어나 빙빙 돌아갑니다. 우리 사이의 균열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종교가 뒤로 처지자, 인간은 정신적으로 공허한 자신을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는 의미를 찾아 울부짖습니다. 저를 믿으십시오. 우리는 울부짖고 있습니다. 우리는 UFO를 논하고, 영적인 세계와 소통, 영적 조우, 유체 이탈의 경험, 심령 따위에 매달립니다. 이 괴상한 아이디어들은 모두 과학이라는 허울을 쓴 것 같지만, 단연코 비이성적인 개념입니다. 이것들은 외로워하고 고통받는 현대 영혼의 필사적인 울음인 것입니다. 기술과는 거리가 먼 것에서 의미를 찾기 위한, 과학 자체의 계몽과 무능으로 장애를 앓는 영혼들의 울부짖음입니다."
-중략-
"과학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여러분은 반박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단언하건데 과학은 우리를 파괴해왔습니다. 갈릴레이의 시대 이후 교회는 무자비한 과학의 행진을 늦추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때로는 잘못된 수단을 동원했지만, 항상 그 의도는 선했습니다. 그렇다해도 유혹은 인간이 저항하기에는 너무 컸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여러분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라고 경고합니다. 효율성과 단순성에 대한 약속은 오염과 혼란밖에 내놓지 않았습니다. 우리 인간은 파괴의 길을 따르는......... 분열과 광란의 종이 된 것입니다."
"과학이라는 신은 누구입니까? 사람들에게 힘은 주지만, 그 힘의 사용법에 대한 도덕적인 틀을 제시하지 않는 신은 누구입니까? 그 어떤 신이 아이에게 불을 주고, 불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지 않는단 말입니까? 과학의 언어는 선과 악에 대한 지표가 없습니다. 과학교과서는 우리에게 핵반응을 일으키는 방법을 알려주지만,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를 묻는 장은 아직 들어 있지 않습니다.
과학에게 저는 이 말을 하려 합니다. 교회는 피곤합니다. 우리는 과학의 푯말이 되기 위해 애쓰는 일에 지쳤습니다. 과학이 더 작은 크기의 칩과 더 큰 이윤을 위해 맹목적인 원정을 하는 동안, 균형의 목소리가 되기 위한 우리의 캠패인 때문에 우리의 자금은 고갈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왜 여러분 자신을 다스리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를 묻습니다. 당신의 세계는 너무 빨리 움직입니다. 당신의 행위가 주는 암시를 생각해보기 위해 순간이라도 멈춘다면 좀 더 능률적인 누군가가 눈 깜짝할 새에 당신을 제치고 앞서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당신은 항상 교회가 무지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누가 더 무지합니까? 번개를 정의할 수 없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번개의 경이로운 힘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입니까? 이런 교회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닿으면 닿으려고 할수록 당신은 더 멀리 우리를 밀어냅니다.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당신은 제게 말합니다. 저는 천국을 보기 위해 당신의 망원경을 사용하라고 말하겠습니다. 어떻게 신이 없을 수 있는지 제게 말해주십시오!
당신은 신이 어떻게 생겼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그 질문이 어디에서 나왔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답은 하나이고 같습니다. 당신은 과학에서 신을 못 보았습니까? 어떻게 그 분을 놓칠 수 있습니까! 당신은 우리의 광대한 천체보다 중력의 사소한 변화나 원자의 사소한 무게 변화가 우리의 우주를 생명이 없는 암흑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당신은 이 광활한 천체 안에서 신의 손을 못 보았다는 것입니까? 우리가 수십 억 개의 카드더미에서 아주 간단히 옳은 카드 한 장을 뽑았다고 믿는 것이, 정말 훨씬 쉽습니까? 정신적인 파산을 겪은 나머지, 우리보다 위대한 힘을 믿기보다는 수학적인 불가능성을 믿게 된 것입니까? 당신이 신을 믿든지 안믿든지간에 이것만은 믿어야 합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