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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2 14:03

복의 근원-

조회 수 305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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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 3월에 쓰고 일기를 안썼네-
쓰기가 여러모로 어려워서..

근데, 나중에 주소 다시 복구됐는데 '뭐야 한달동안 새글이 (거의) 없잖아- 쳇- '이라는 말을 들을까봐 미천하나마 힘을;;
(이딴 글은 필요없어- 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주로 지내는 독서실 근처에 패스트푸드 점이 2군데 있다. 버거킹이랑 KFC.
요즘은 잘 안가지만 여름에 입맛없고 고시식당이 너무 찜통이라서 가기 싫을 때 종종 갔었다.
주일에 12시 예배를 드리고 도착하면 식사시간이 애매해서 가기도 하고.

옛기억을 떠올리면-  두 군데 다 누나가 첨으로 데리고 가준 곳이다.

버거킹이 먼저였는데 내가 중2 아니면 중 3때 대구에서 살 때-
롯데리아 밖에 모르던 (지방에는 아직도 롯데리아가 짱일껄..) 까까머리 동생을 고딩이 되어 버거킹의 맛을 알게되신 누님이 소개해주신 것이지-

근데 맛이 어떠냐고 묻는 누나에게 내가 말한 감상은,
'너무 미국식 맛 나는데... 이상해-' (그 뒤에 나름맛있다.. 고맙다.. 등등의 말은 붙였었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버거킹 버거의 최대 장점이 아닌가..-_-
누나의 약간 당황한 모습-

KFC에 간 건 아마도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이것도 대군데 딴 집;;
집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던 동생이 휴가 비슷하게;; 오니까 누님이 소개해주신 것이지-

거기 가서 누나가 뭐 먹을래 하는데,
'햄버거는 없어...??'

그 때만 해도 KFC에는 버거는 1갠가 2개만 있었고 치킨이 대세였지- 역시나 누나의 당황한 모습-
'범진아 여기는 거의 치킨 먹으러 오는데...'

뭐 어설픈 촌놈이었으니- ㅎㅎ
까맣게 잊고 있다가 신림동 와서 여기 가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희안하네~)


지금 생각해보면 누나가 상당히 기특한 게(고등학생 때를 객체로 놓은 거니 기특하다고 해도 되겠지) 내가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 있으면서(주말에만 돈 쓸일이 있음) 한달에 만원을 삥땅칠려고 학교에서 하는 빨래방을 안하고 내가 손빨래를 했었다- 그돈으로 가끔 영화보고 가요 테이프 산다고-

근데 친구들이랑 여기 저기 다니고 돈 쓸일도 (아마) 더 많았을 여고생이 자기 돈으로 동생까지 챙겨줬으니 음- 기특해-

생각해보면 계속 이런 동생을 누나가 꾸준히 보살펴줘서 그나마 문화적으로 너무 뒤떨어지지 않게 보살펴줬지.

대학들어와서도 베니건스도, 교보문고도, 대학로도, 코엑스도,(기타 매우 많음) 등등도 다 누나가 데려가주면 쫄래쫄래 따라가서 머리를 올렸다는(이게 아닌가;;)

고맙구나-

암튼 그래서 요즘 조카 동명이랑 계속 같이 사는데 물론 아이인 동명이 자신도 매우매우매우- 귀엽지만 (요즘 말을 알아듣고 단어 정도는 말을 하게되면서 귀여움지수 수직 상승-)이런 면에서 한 수 더 접어주게 된다-
매우매우매우 고집이 세고 에너자이저인 동명이에 매우매우매우 귀찮음부자인 삼촌이지만 '에휴- 니 엄마를 봐서 삼촌이 봐준다' 이런 게 있지-

근데 얼마전 엄마 아빠랑 얘기를 하다 보니 우리 가족이 전부 누나에게 살짝 마음의 빚이 있었고 그걸 동명이에게 갚고 있었다;; 음..-_-
하하.. 그렇다고 누나가 집에서 콩쥐는 아니었지만.

그런 의미에서 성경적인 '복의 근원'이라는 게 또 이런 차원이 있나보군- 하고 느끼게 된다-(적용- 뿡뿡-) 그게 또 단순한 의미가 아니고 그것도 관계였어.
(아- 이거 상당한 칭찬인 거 같은데- 누나-ㅋㅋ)

동명아 씩씩하고 조신하게;; 잘 커라 ㅎㅎ

ps1) 동명이는 일주일에 하룻밤을 친할아버지 댁에서 자고 오는데, 동명이가 아직 못 걸을 때 그 집에 가면 발이 땅에 안 닿을 정도로(다들 교대로 안아주셔서) 거기서도 이쁨을 받고 있다고 하니- 복이 많구나- ㅋ

ps2) 동명이가 원래 '삼촌-해봐'하면 매우 귀엽게 '아촌!' 이렇게 불렀었는데 요즘 그게 발음하기가 힘든지 삼촌 해봐 하면 딴짓을;;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고모(오모! 로 발음) 다 하면서)

그래서 지하철에서 혼자 궁리끝에
'숙부 해봐' -> '우뿌' 비슷하게 발음. 80% 만족도
'엉클 해봐' -> 안하고 웃으면서 도망감- 내가 보기에도 삼촌보다 더 어려울 듯..
'엄마 아우 해봐' (엄마 동생은 또 발음이 힘드니;;) -> '엄마 아우~' 제일 또렷- 이걸로 낙점-!

밤에 집에 가면 이러다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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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WON! 2005.12.12 08:58
    ㅋㅋ일기 썼을 꺼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방명록 보고 건너왔다..
    넌 진짜 누나 넘 잘만났오(?)... 난 종민이한테 선영언니가 너한테 한거
    반의반도 못하는거 같아.. 난 나이차를 핑계대지만.
    동명이는 정말 사랑많이 받고 좋겠다~^^
    너 근데 다시 홀쭉해졌어?
  • ?
    bum 2005.12.14 19:30
    응 잘 만났지- 크크

    살은 완전 요요현상- (물론 완전 사라지진 않고 배쪽으로 몰리고 있긴 하지만- 이건 더 문제)

    .....(전략)
    "어머, 어떻게 된 거야, 와타나베군?" 하고 미도리가 말했다.
    "많이 야위었잖아, 자기?"

    "그런가?" 하고 나는 말했다.

    "지나쳤던 거 아니야, 그 유뷰녀 애인과?"
    나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지난 해 10월 초부터 여자와 잔 적은 한 번도 없어."

    미도리는 갈라지는 듯한 휘파람 소리를 냈다.
    "벌써 반 년이나 그걸 안 했다구? 정말?"
    "그래."

    "그럼 왜 그렇게 야위었는데?"
    "어른이 됐으니까"하고 나는 말했다.

    미도리는 내 양 어깨를 잡고 내 눈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잠시 표정을 찌푸리더니 곧 방긋 웃었다.

    "정말이야, 확실히 뭔가 달라진 것 같아, 전에 비해서."
    "어른이 됐으니까" 하고 나는 말했다.
    "자긴 정말 최고야.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하고 그녀는 정말 감격한 듯이 말했다. "밥 먹으러 갈까, 배가 고파" .........(후략)
    [상실의 시대, P.379]

    나는 어른이 되고 있는거지. 복부는 나이를 꺼꾸로 먹어 점점 어려지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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