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구나..

by posted Nov 0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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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면 좀 따뜻해질려나.. ;;
그래도 내일은 별로 안 춥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수험생들한테)

개인적으로는 수능이 워낙 큰 일(?)인데다가 시골 고등학교;;를 나와서 진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근데 대부분 별로 안좋은 기억..)

예비소집일날 첫 눈이 와서 약간 쫄았었고.. (우리 학교는 도시랑 버스로 40분 이상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수능날 아침에 학교에서 버스 대절해서 시내로 데려갔다..)

안그래도 예민할텐데.. 한 방에 8-10명이나 자다보니 제대로 잠 못자는 애들도 있었고..

공주에는 비평준화 고등학교가 3개 있어서.. 우린 다른 학교 애들의 표적.. (=.=)
시험전에 화장실 갔더니 한 명이 좌한일 우부고 라고 좋아하더라..

우리학교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방해 안 받고;; 잘 볼 수 있을까가 최대의 관심사 (이미 선배들한테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나도 시험날 아침에 내 자리 가보니까 누가 크게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한일고라고 적어놔서 좀 쫄았었는데.. 다행히도 내 주위애들은 건드리지는 않고 그냥 지들이 잘 알아서 봤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어떤 친구는 자꾸 뒷 사람이 찌르고 샤프심 씹어서 밷고;; 해가지고 망쳐서 결국 재수까지 하고 그랬으니..

시골이라;; 동네 양아치들이 많아서 선생님들도 괜히 잡아냈다가 나중에 귀찮아질까봐 그냥 열심히 돌아댕기기만 하고;; (뭐 걔들 말로는 자기네 학교 선생들이 까짓 거 컨닝하라고 했다는데..;;)

하긴 그래서 원래 그 지역에선 그렇게 컨닝해서 시험 끝나고 (아님 시작할 때) 고맙다고 한 5만원씩 주곤 했다.;; (선배들 말론)

그런데 우리때는 IMF시절이라;; 3만원이 최대여서 애들이 상당히 아쉬워했다는.. ;; (만원도 있었다!!)

암튼, 대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지방에서는 당연하게 정착;;되어 있더라구. (우린 화장실도 맘대로 갔다. 하긴 이건 좋았다.)

별 신기한 놈들도 많았지..

시험 1교시 끝나고는 수능 만점이 몇 점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400점 이란 말을 듣고 놀라더라.. 나는 그거 보고 놀랐다.. ;;)

암튼, 그렇게 파김치가 되어서 학교 와서는.. 진짜 긴장에 긴장되는 채점을 해야 되는데..

교실에 모여서 했다.. ;; 그것도 EBS방송으로.

간떨려 죽는줄 알았다. 그것도 답이나 불러주고 시작하지 한문제 한문제 해설해주고 있고..

(그냥 구경갔으면 무지 재밌었을 것 같다.. ^^;; 답에 따라 바뀌는 애들 표정 보러..)

암튼, 엄했다..

이젠 좀 바뀌었을래나..

다들 시험 잘 봤으면 좋겠다..고 하자니 그럼 아무 소용없고;;, 내가 아는 사람만 잘 봐라 하자니 좀 나쁜 것 같다.. 음.. 그럼 다들 지 실력만큼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