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수프.

by 범진 posted Jun 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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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누님은 참 착하다.. --;;
그래서.. 조금은 건방지고 안착한 나도 누나한텐 잘해줄려고 한다.. -.-v

어제.. 누나가 아침에 나가면서 수프를 끓이고 갔다. 사서 끓인 게 아니라 만들었다. 그리고 쪽지를 써놓고 나갔다. 잘 먹으라고.. (우리 누나는 가끔씩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근데 난 어제 늦게 일어나고 점심엔 약속이 있어서.. 그 수프를 저녁에 먹었다.

음.. 좀 굳었다..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으면 되겠지하고 일단 밥이랑 같이 그릇에 넣어서 데웠다.

오우..베이비~~.. 안 녹네.. --;;

그냥 비비면--;; 비벼지겠지.. 하고 비볐다. (사실, 잘 비벼졌다..) 수프에 말아먹지 않고 비벼먹은 건 처음이었던 같은데..

처음엔 잘 먹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원료가 우유, 버터, 치즈, 등등이어서 그런지 점차 느끼해져왔다..

개인적으론, 빵으로 식사를 하는 것도 힘들어하는 전형적인 한국인인데, 마치.. 까보나라 소스에 밥을 비벼먹고 있는 듯 했다.. 차라리 우유에 말아먹는 게 낫지..

웁스.. 그러나.. 내가 남기면 누나가 조금 기분이 안좋지 않을까 (혹은 오히려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까.. - 우리 누나는 이런다..) 하는 생각에 꾹~ 참고 진자 고행하는 기분으로 다 먹었다..

진짜, 보신탕 먹는 것보다 땀 3배는 났다.. 아.. 대박...
솔직히.. 글로 쓰는 건 쉬운데, 진짜 힘들었다.. 저녁먹기 전엔 잠이 와서 그냥 잠깐 자고나서 먹을까 했는데.. 잠 다 깼다..

계속 물먹으면서 먹고, 김치 딴 때보다 백만배는 먹고, 별에별 고추장틱한 반찬 다꺼내고..

밥에 집에 돌아온 누나에겐 빵긋~ 웃으며 잘 먹었다고 했다..

우린 사이좋은 남매.. --;;


ps) 제목 열라 촌스럽다.. ㅋㅋ

ps2) 이탈리아도 졌어!!! 진짜 이번 월드컵은 강팀이 엄청난 수난을 겪는 이변의 월드컵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