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늦은 오후. 김해에서 6시 반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조금 일찍 병원에서 나오려고 했건만, 생각지 않게 길어진 진료로 계획보다 늦게 떠났더니 운전하는 내내 얼마나 마음이 졸이던지;; 길은 왜 그렇게 막히고, 가까스로 도착한 공항 주차장에는 주차할 자리가 없고;; 겨우겨우 비행기는 탔지만 제주 공항에서 숙소까지 한시간 반 버스를 갈아타고~ 힘겹게 도착! 남쪽에 살고 있다고 만만하게 봤는데 생각보다 멀구나 ㅠㅠ
장인어른 제주도에서의 회의 참석 겸, 생신 축하를 위한 여행이어서 다른 가족들은 미리 제주도에 와 있었고, 나만 금요일 밤 늦게 합류하게 되었는데, 장모님께서 대상포진 증상이 나타나 계획보다 일찍 떠나시게 되는 바람에(그래도 초기에 치료를 받으셔서 다행) 토요일 아침에 찍은 이 사진들이 장인어른, 장모님이 등장하는 마지막 사진 ㅠㅠ
이렇게 외진 곳에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제주도 서쪽 바닷가 구석에 위치한 독채 펜션. 오픈한지 얼마 안된 곳인데 러프하면서 특색 있어 좋았다.
보이드(VOID),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127, http://void.jeju.kr/
옥상으로 올라가면 바로 옆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장모님, 장인어른 공항에 모셔다 드리러 간 사이, 이 녀석들이랑 펜션 주변 구경하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처구니 없는 접촉사고를 당해서 늦어진다는 전화 ㅠㅠ 지진에, 태풍에, 교통사고까지.. 다치거나 하진 않아서 감사한 일이고, 렌트할 때 보험도 잘 들어놔서 다행이긴 한데 요즘 왜 이러십니까 ㄷㄷㄷ
펜션 안에 빔프로젝터를 올레TV와 스피커로 연결해 놓았는데 좋다! 물론 영화 한 편 제대로 볼 여유는 없었지만;; 이녀석들만 신났다.
요즘 너무 바빠서 숙소 정한 것 외에는 여행갈 준비를 못한 터라 급하게 검색해서 해물라면, 보말칼국수 먹으러~ 강추 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다. (무한도전에 나왔던 직접 잡은 해물로 라면을 끓여주는 '놀맨'에 가보고 싶었지만 거긴 아이들 먹을 만한 메뉴가 없어서 ㅠㅠ)
홍요깃거리카페, 제주시 애월읍 애월해안로 352
바로 근처에 망고 쥬스. 순서표가 연예인 이름인데 손님들이 다들 자기 순서를 불릴 때마다 살짝 민망해하는 분위기. 아이들이야 손예진이 뭔지 관심 없고 토르 망치라고 대결 중;; '스페셜 망고 쉐이크'는 백이안, 백유진 둘 다 각각 일인일병 할 정도로 맛있었다!
리치망고, 제주시 애월읍 애월해안로 272, http://richmango.com/
이번 제주도 여행 미션 중에 하나가 백이안 말타기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백이안씨의 캐릭터 상 과연 말타는 게 가능할까 반신반의. 근데 우려와는 달리 훌쩍 올라타더니 말을 끌어주는 아저씨와 종알거리며 시야에서 없어지는 걸 보고 진짜 많이 컸구나 크게 와닿았다~
더마파크, 제주시 한림읍 월림7길 155, http://www.mapark.co.kr/
이녀석은 '나, 나(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자기도 타겠다고 찡찡거리고 있는 중;; 36개월 이하는 안된다고 해서 모자(근데 왠 자전거 모자?)라도 씌워주고 형아를 기다리며 내년에 와서 꼭 타보자고 달랬다~
흐뭇한 미소로 말과 함께 나타난 백이안씨. 출발 전에 말에 탄 채로 사진을 찍고, 나가는 길에 원하는 사람들은 인화된 사진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던데 사진 퀄리티가 예상치 않게 좋았다~ 눈에 모기 물려서 권투 선수처럼 되지만 않았어도 구입했을 듯~
말을 타지 못한 억울한 마음을 당근 주기로 풀고 있는 중. 처음엔 당근에 꽂혀 있는 나무까지 먹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선 가시 바르듯이 굉장히 능숙하게 뱉어내는 모습에 저 녀석 프로구나, 감탄 ㅎㅎ
서울에서 살 때 백주년기념교회에서 예배드린 뒤 정해진 루트처럼 다녔던 엔트러사이트(http://yonsei100.synology.me/xe/photo/103821). 제주도에도 있다고 해서 왔는데 합정점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_+ 근데 간판이 너무 안보이고 게다가 녹슬어서(컨셉이지만 ㅎ) 처음 오는 사람들은 네비를 찍고 와도 지나칠 것 같은 외관 비주얼;; ㅎㅎ
앤트러사이트 제주한림점,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64, http://www.anthracitecoffee.com/
'나무의 꿈' 이라는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이 공간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백이안은 나름 방명록도 쓰고 있는 중 ㅎㅎ (내용은 얼마 전에 왔을 때 제일 마음에 들어했던 도마뱀 작품 어디갔냐는 질문)
정상적인 사진은 기대하지 않았다. ㅎㅎ 두 녀석 다 눈이 엉망;;
자매 사진을 찍으려했더니 어느새 치고 들어온 녀석들;; 좋은 이모를 둔 덕분에 조카들이 여행 내내 즐거워했다.
몇 일 전에 들르셨던 장인어른, 장모님께서는 짓다만 공장같은 이 까페를 보시고 참 희안한 경험한다고 말씀하셨다고;; ㅎㅎ 생각해보니 세대마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 같긴 하다. 우리 부부가 보기엔 커피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백이안, 백유진 세대에겐 위험해보이는 거, 조심해야할 거 투성이 ㄷㄷ
일제 시대의 전분 공장이 본연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음악과 커피향과 문화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보니 흐뭇했다. 다음글에서 To be continued..
Canon 5D mark 2 + EF 24-70L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