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만족스러운 집이었는데. 어느새 울산에 온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차에, 결혼 후 6번째 이사를 하게 되었다. 집값은 끝없이 오르고, 전세는 찾아보기 힘들고, 계약 기간은 끝나가고, 어떻게 해야하나 하루하루 타들어가고 있던 중 극적으로 살고 있던 아파트 앞 단지에 전세가 떴다는 것을 알게되자마자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을 걸었다;;
우여곡절 끝에 앞으로 2년은 살 집이 생겼는데, 그 후에는 어떻게 되려나? 어쨌거나 한동안은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미뤄둘 수 있게 되었네. ㅠㅠ 감사하게도 이사하는 날 날씨는 봄처럼 좋았고, 바로 앞단지라 소중한 우리 화분 몇 개는 다치지 않도록 직접 옮기고 있는 중이다;;
이사 베테랑이라 할만큼 이사경력이 화려하지만 할 때마다 이게 우리 인생 마지막 이사면 좋겠다는 마음은 어쩔 수 없겠지;; 세 집이 맞물려 하루에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은혜로 무사히 잘 마무리 되었고, 이사한지 2주일이 지난 지금, 정리해야하는 곳은 아직 산더미, but 살 수는 있을 정도가 되었다. ㅎㅎ 그리고 신기한 건, 혹시나 해서 1년 전에 대구로 이사가신 이충오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선생님이 사시던 그 집이 이 집이었다는 사실!! ㄷㄷㄷ
이사 다음날, 여기는 신촌;; RR에게 염치가 없지만 작년부터 계획되어 있던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점심때까지 짐정리를 하다가 오후에 KTX를 타고 모교를 찾았다.
병원 쪽은 어느새 연세암병원이 세브란스 본관이 안 보일 정도로 크게 들어섰고, 정문에서 보이는 학교도 생소했다. 이대 ECC처럼 백양로 지하에 이런저런 용도의 공간을 만든다고 하더니 정말 학교가 많이 달라졌다 +_+ 특히 백양로(지상)는 자동차가 다닐 수 없게 하고, 백양누리(지하)에 큰 주차장을 비롯한 필요한 장소들을 마련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백양로 지하에는 스타벅스를 포함한 이런 저런 편의시설. 우리 때는 학교 안에 이런 거 없었는데.. 라고 말하는 까마득한 대선배 취급 받을 날이 오게 될듯;; 한편으론 새로 생긴 이 큰 공간에 정작 대학생들에게 실제적으로 필요한 시설들은 쫌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원래 수련의 선생님들 증례발표도 듣고 싶었지만, 울산에서 이사하다 온 사람치고는 살짝 일찍 도착했다. 제일 반가웠던 건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고 받았던 바로 윗년차와 아래년차 선생님들~ 우리 기수를 포함한 6,7,8기는 전참으로 자리를 빛냈다! 준현이형은 20주년을 위한 동영상 인터뷰 촬영 중. ㅎㅎ
그리고 미쿡에서 컴백, 2년 만에 다시 뵙게된 박교수님! 페이스북으로 종종 소식을 접해서 그런지, 직접 못 뵈었다 뿐이지 그동안의 공백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까워진 느낌? 웰컴입니다!
수련 마친 뒤 처음으로 모두 모인 우리 7기. 2-3년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왕성한 진료를 하고 있는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역시 자기 캐릭터대로 열심히 잘하고 있구나 도전이 되었다. 오랜 만에 다 같이 보니 반갑기도 하고, 새삼 동기들을 참 잘 만났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들고 좋았네.
2년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교수님의 인자한 표정! 교수님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처한 환경에 따라, 맡은 직책에 따라, 다양한 관계 안에서 더 성숙해지고,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다. 오랜 만에 보면 더 명확해지는 듯.
우리과의 10년을 정리한 동영상. 동영상 편집하는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알기에, 방대한 자료를 추리고, 구성하고, 음악과 연계해서 만드는 수고가 눈에 선했다 +_+, 수고한 김병구 선생님과 방교수님께 감사!
올해 새로 들어온 신입 수련의들의 장기자랑 시간;; 헉, 이렇게 큰 무대에서! 헉, 설마 이게 끝인 건가.. 두번 놀랐네 ㅎㅎ (봤던 기수 중에는 8기가 최고!)
먼길이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10주년 행사가 마무리 되고, 동기들과 다 같이 단체사진을 찍으면 좋겠다 생각했건만 어느새 사라져버린 3명 외 남은자들과 함께. (편집할 것을 고려해 멀리서 정성껏 찍어주신 이명호 선생님께 감사! ㅎㅎ)
항상 과학적 연구 근거 + 임상적인 경험 + 환자의 요구와 선호도를 고려한 Evidence-Based Dentistry를 바탕으로 진료하고 싶고, 매출이 아니라 환자와의 인격적인 관계 안에서 원칙에 맞는 진료를 하고 싶은 마음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마음의 토대를 마련하고, 모든 진료 영역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공부해나갈 수 있는 습관을 갖게 해준 통합진료과에서의 수련 기간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치과의사로서, 선배로서 좋은 본이 되어 주신 교수님들께 특별히 더 감사드리고(교수님들의 나쁜 본도 어느새 따라 하고 있다는 고백들이 뒷풀이 장소에서 이어졌다;;;), 함께 고생했고, 각자의 영역에서 고생 중인 동기들, 그리고 선후배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많은 것을 얻은 만큼 이제 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통합진료과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SONY A7 II + Voigtlander Heliar 15mm + Carl Zeiss Sonnar T* 55mm